국립암센터(원장 이진수)가 지난 6월 19일 세계적 항암제 개발전문가들을 초청,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번 심포지엄이 관심을 모은 이유는 노바티스에서 백혈병 치료제인‘글리벡’의 개발을 주도한 후 싱가포르 신약개발센터 CEO를 맡고 있는 Alex Matter 박사, 화이자 임상개발 담당 선임부사장이면서 신장암-위암 치료제인‘수텐트’ 개발을 주도한 Darrel Cohen 박사, 임클론사에서 항암신약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Eric Rowinsky 박사, 염증과 암전이의 관계 규명 등 분자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고 캠퍼스(UCSD) Michael Karin 교수 등 블록버스터급 항암제를 개발한 세계 대표 제약업계 전문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또 이들을 통해 그들의 개발경험과 전망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다는 점과 한국현황을 살펴보고 국립암센터가 추진중인 글로벌 항암제개발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는 화이자 임상개발 담당 선임부사장이면서 신장암-위암 치료제인‘수텐트’ 개발을 주도한 Darrel Cohen 박사의 발표내용과 단독인터뷰 내용을 게재한다.
수텐트‘합리적-과학적 설계’결과물
지속적 단독항암효과 확인/ 타항암제 병용투여시 약효 및 안전성 확인 임상시험도 진행 중
신세포암과 위장관기질종양 치료제로 동시에 승인을 받은 최초의 화합물로 눈길을 모으고 있는 수텐트(Sunitinib malate).
이 수텐트 개발 성공에는 합리적-과학적 설계가 주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텐트’ 개발을 주도한 Darrel Cohen 박사(화이자 임상개발 담당 선임부사장)는 국립암센터에서 진행된 심포지엄에서‘신장암, 위암 치료제인 수텐트 개발의 성공 요인’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Cohen 박사는“수텐트는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합리적으로 설계됐으며, 전략적으로 열심히 추진된 임상개발 프로그램 결과로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텐트는 암세포 증식 및 종양혈관 생성을 표적으로 하는 VEGFR, PDGFR, KIT, RET 등의 다증 카이네이즈를 억제하는 경구용 항암제다.
Cohen 박사는 2개의 암종에 대해 치료제로 승인을 받게된 요인으로는 전 임상 및 초기 임상의 개념입증(Proof of Concept), 타당성 있는 용법용량 계획 수립, 합리적 임상시험 등록설계 등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해 합리적 설계를 통해 전략적으로 추진했던 것을 들었다.
수턴트는 전 임상시험 단계에서 다양하게 수립된 인체종양이 이식된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종양의 성장을 억제할 뿐 아니라 종양을 퇴행시키는 것(regression)을 보여줬고, 용량-반응 관계 파악을 통해 인체 혈장 응축 확인과 용량 일정 수립 등을 결정했다.
약동학 실험에서는 거의 없거나 아주 미미한 수준의 독성을 보였고, 그 결과는 임상에서 모니터링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임상시험 단계에서 수텐트는 신장암 세포에서 FLT3 인산화를 저해하고, VEGF 관련 단백질 수준을 조절하며, 모낭을 탈색시키는 등 표적을 입증하고(Proof of target), 위장관기질종양에서 종양 대사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입증시켰으며 (Proof of mechanism), 다양한 암종에서 반응, 수용가능성 안정성 등 개념을 입증시켰다(Proof of concept).
수텐트 용법, 용량 계획은 초기 임상단계에서 비임상, 임상 약동학 및 이용 가능한 동물 독성시험 결과와 많은 제1상 임상 용량계획 수립 연구 등을 근거로 해 수립했다.
임상 제1, 2상에서의 항암 작용에 근거한 수텐트 개발은 타당성 있는 용량계획수립과 함께 진행됐다. 환자군을 대상으로 암 진행 및 부작용 감소 효과가 관찰되고, 글리벡 내성 환자의 표준 진료가 없는 상황에서 등록연구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군 임상3상 시험으로 설계됐다.
이 설계는 무진행 생존률을 최종 목표로 하고, 암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면 수텐트임을 환자에게 알리는 것으로 진행됐다. 객관적인 반응이 지배적으로 관찰되고, 사이토카인-저항성 신장암 환자의 표준 진료가 없는 상황에서 2개의 단일군 임상 2상 시험이 환자군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들 연구는 이전에 치료를 받지 않은 진행성, 전이성 신장암 환자를 수텐트와 인터페론으로 무작위 할당하면서 보완됐다.
Cohen 박사는 “현재 진행중인 무작위 제3상 임상시험은 추가적인 암종에서의 수텐트 치료효과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 목적인데 단독 투여 약제로서의 항암효과에 대한 증거가 신경내분비암, 간세포암, 거세저항 전립선암 등에서 관찰됐다”며“이번 연구는 다양한 암종에서 수텐트를 다른 항암제와 병용 투여시 약효 및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약개발 정부-학계-업계연계 중요”
<Darrel P. Cohen 박사 주요이력>
보스턴의대 출신으로 아벤티스의 종양임상개발부 업무를 총괄했고, 수텐의 global clinical development 총책임자다. 현재 미국 샌디에고에서 화이자의 종양연구개발부 선임부사장으로 신장암, 위암(GIST) 치료제 수텐트 임상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
주요 Q&A 내용은 다음과 같다.
Q.수텐트 개발이후 표적항암제가 주목을 받게 됐지만 개발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점들이 어려웠고, 해결방법은?
수텐트 개발 과정에서 어려운 점 중의 하나는 적절한 환자군 선정이었다. 즉 표적항암제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biomarker(생체표지자)가 아직 충분히 검증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환자군이 수텐트에 반응을 보일 지 미리 선정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텐트가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경로, 혈관내피성장인자 수용체 (VEGFR: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와 혈소판유래성장인자 수용체 (PDGFR: platelet-derived growth factor receptor)에 의존적이면서, 환자군 내 동질성을 보이는 암종을 모색했다. 그 결과 신세포암(RCC) 및 위장관기저종양(GIST)의 임상 개발이 진행됐다.
Q. 수텐트 개발의 성공요인을 5가지만 뽑는다면?
▲합리적인 약물 설계‘nanomolar (nM) (강력한) 효과를 지닌 선택적인 다중표적항암제’ ▲합리적인 과학‘우수한 약물동태학/약력학/독성동태학과 함께 여러 암종에 걸쳐 보인 광범위한 전임상 종양 반응’ ▲합리적인 proof of concept ‘표적의 입증, 기전의 입증, 최대 내용량 이하 용량에서의 항종양 효과의 입증’ ▲합리적인 투여 일정‘적용 가능한 투여 일정’ ▲합리적인 허가용 임상시험 설계‘유효성 및 효과성의 최적화’
Q. 국립암센터는 지금 글로벌항암신약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이번 심포지엄도 그 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글로벌신약개발을 위해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
정부, 학계, 업계/biotech 간의 상호 협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특히 향후 항암제 신약 개발의 방향은‘맞춤 치료’(personalized medicine)이기 때문에 동일한 암종이라도 각 환자에 따라 어느 약물에 반응을 보일지 미리 예측해서 항암 효과를 최적화하는데 필요한 연구(예, 바이오마커 등)에 보다 많은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Q.신약개발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혁신적인 항암제 개발을 위한 전임상/임상시험 수행에 필요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개발에 따르는 고위험, 수년부터 십여년에 이르는 개발 기간, 고비용 등 신약개발이 갖는 가치와 노력을 인정해야 한다.
또 실패의 가능성 받아들임과 동시에 성공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과 격려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한국의학자와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은 신약개발을 위해 꾸준히 학계, 업계와의 협력관계를 모색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례로 한국화이자는 보건복지부와 2007년부터 향후 5년간 3,000억원의 임상 개발 투자를 골자로 하는 MOU를 체결했고, 최근에는 KRIBB과 항암제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런 노력들은 한국의 발전된 기초 과학, 우수한 인력, 뛰어난 인프라 등과 더불어 한국의 R&D 공동노력을 가속화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일련의 활동들을 통해 전 세계 환자들을 위한 신약이 한국에서 많이 개발되기를 기대해 본다.
<관련기사>
Alex Matter 박사-글리벡, 신약개발 새 패러다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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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Karin 교수-“한국 유일 천연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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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 Rowinsky 박사-“연구자 방해보다 신약개발-암 연구 촉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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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7: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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