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의사와 약사에게 무더기로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보건복지부는 제약사와 의약품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 판매촉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난 의사 319명과 약사 71명 등 모두 390명에게 2개월의 면허자격정지 처분절차를 밟고 있다고 4일 밝혔다.
또 금품을 챙겼지만 위법 여부가 약한 의사 156명과 약사 1861명 등 2017명은 엄중 경고와 함께 당국의 특별관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처럼 단일 리베이트 사건으로 의사·약사들이 가장 강력한 면허정지를 당하기는 처음이다.
그나마 이들은 지난 6월 의·약사 행정처분 규칙 개정 이전에 적발돼 면허정지기간이 2개월에 그쳤다.
현행법대로라면 이들의 최대 면허정지 기간은 12개월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K 제약사와 S도매상으로부터 ▲선지원금(예상 매출액의 일부분 미리 지급) ▲랜딩비(병·의원에 최초로 의약품 납품시 제공하는 금품) ▲시장조사비(설문조사비 명목으로 지급하는 처방대가 금품) ▲할인(의약품 대금을 깎아주는 것)·할증(의약품 무상 제공) 등의 조건으로 금품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월 1억 5000만~2억원을 받은 의사 2명과 의약품 도매상 대표를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복지부에 금품을 챙긴 의·약사들의 행정처분을 주문했다.
복지부는 넘겨받은 명단에서 금품 수수액이 300만원을 넘는 경우로 제한, 의·약사 390명을 추려내 면허정지처분을 내렸다.
이번조치는 지난 2005년 대법원이 290만원을 받은 의료인에 면허정지를 취소한 판례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직무 금품수수 범죄 고발 기준을 감안한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직무와 연관돼 금품·향응을 받은 위법 부당 혐의로 처분을 했을 때 300만원 이상만 형사고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에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 319명 중 62명은 1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약사 71명은 수금수당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
복지부는 이들의 이의제기나 소명 등을 통해 당사자가 제공받았는지 객관적인 자료 등을 확인한 후 처분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금품수수 혐의가 확실히 드러난 만큼 같은 위법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이들의 리스트를 작성해 꾸준히 감시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엄격하게 처벌, 고질적인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고 의약품 투명거래를 정착시킬 방침”이라고 전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돈을 준 제약사와 돈을 받은 의·약사를 모두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한 뒤 지난 6월 행정처분 규칙을 개정해 최대 2개월이었던 면허정지 기간을 12개월로 대폭 늘렸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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