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내 혹과 암을 간편하고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는 새 검사법이 국내 의학자에 의해 개발돼 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의 집단선별검사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학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세형, 최병인 교수팀은 ‘가상 대장내시경(virtual colonoscopy)'으로 불리는 3차원 판독을 통한 CT 대장조영술(이하, 3차원 CT 조영술)이 대장내시경의 불편함이 없고, 기존의 CT 대장조영술보다 판독이 빠른 새 대장암 검사법으로 효과적임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상의학 분야 최고 권위지 Radiology 9월호에 ‘CT 대장조영술 검사 판독에서 2차원적 영상을 이용한 대장 평가와 최근 개발된 3차원 가상 대장 절개법을 이용한 평가의 비교연구'라는 제목이며, 이달의 논문으로 소개됐다.
이달의 논문(Science to Practice)은 그 달에 실린 논문 중 학술적 의의가 가장 크고, 실제 임상진료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은 논문으로, 해당 분야 권위자의 평과 함께 게재된다.
3차원 CT 조영술은 장을 비운 뒤 대장에 공기를 주입하고 CT 촬영을 한 후, 3차원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가상으로 대장을 절개하고 펼치면서 내부를 관찰하는 기법이다. CT 촬영 시간은 다른 부위의 CT 촬영처럼 5분 이내며, 환자는 편안한 상태에서 CT를 찍고 나면 영상의학과 의사가 컴퓨터에서 환자의 대장 안에 혹이나 암이 있는지 신속하게 판독할 수 있다.
종전 2차원 CT 조영술은 1cm 이상 크기의 대장 혹과 암 검출 시 80~95%의 민감도를 보여 대장내시경보다 손색이 없고 5분 이내에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판독 시간이 긴데다, 판독의사의 능력에 따라 판독결과에 차이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정확한 대장암 검사법으로 알려진 대장내시경은 치료(혹 절제술)까지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굵은 내시경을 대장 안에 집어넣어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또 고통을 덜기위해 수면 내시경을 할 경우 수면 마취에 따른 비용이 추가되고 검사시간이 긴(1시간 내외) 단점이 있다.
A. 3차원 CT 조영술에서 검출된 대장 용종(혹) (화살표)
- 용종이 선명히 보여,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B. 2차원 CT 조영술에서 검출된 대장 용종 (화살표)
- 용종이 작게 보여 세심한 주의를 하지 않으면 발견 못할 수 있다.
C. 대장 내시경에서 발견된 용종 (화살표)
- 3차원 CT 조영술에서 발견된 용종과 정확히 일치한다.
미국의 경우 이런 단점으로 인해 50세 이상 암 검진 대상자 중 실제로 대장내시경을 받는 비율은 35% 정도며, 집단선별검사로는 환자의 참여도가 많이 떨어진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9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CT 대장조영술을 한 후 판독경험이 많은 2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2차원 판독과 3차원 판독을 하고, 대장 내 혹 유무와 판독에 걸리는 시간을 기록했다.
그 결과 판독의사 2명 모두 6mm 이상 혹의 진단율에서 3차원 판독의 경우 69-77%, 2차원 판독에서는 63-69%로 나타났고, 1cm 이상 혹에서는 두 판독기법에서 모두 100% 찾아내 의미있는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판독 시간 비교에서는 2차원 판독의 경우 환자 1명 당 평균 14.2분, 3차원 판독에서는 9.5분이 소요돼 3차원 판독 시 판독시간이 의미 있게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집단선별검사로 활용되려면 우선 비침습적으로 환자가 편하고 고통이 없고, 비용이 비싸지 않고, 환자와 의사 모두 쉽게 검사하고 진단할 수 있어야 하며, 정확도가 보장돼야 한다.”며 “환자 당 판독 시간을 5분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암 집단선별검사에서 매우 큰 장점 ”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대장암은 다른 암과 달리 전암성 병변(혹)을 조기 발견해 제거하면 암으로의 진행을 방지해 암 발생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조기집단선별검사는 중요하다.”며“가상 대장 절개법을 이용한 3차원 CT 조영술이 암 조기 진단용 대장암 집단선별검사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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