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교수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접종률 높여야한다”
폐렴이 한국인의 사망원인 가운데 최근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사진/자료)
2001년 6명으로 11위에 머물렀던 폐렴으로 숨진 자가 2011년 인구 10만 명당 17.2명으로 6위에 오르면서 사망원인 1위를 지키는 암의 경우 10명 중 6명꼴로 5년 이상 생존율이 높아 진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1년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폐렴은 사망원인 6워로 2001년 11위에서 무려 5단계나 껑충 뛰어 올랐다.
이처럼 폐렴에 의한 사망이 늘고 있는 것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노인 인구의 증가에 비례해 폐렴 고위험군 규모가 덩달아 커진 것을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실제로 심사평가원과 건보공단이 펴낸 2011년 건강보험통계연보를 들여다보면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가장 입원이 많았던 질병은 폐렴이다.
같은 해 27만 6208명이 폐렴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암 생존자가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암환자가 증가한다는 것도 폐렴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위표 예방접종 연령대별 권고>
현재 암 유병 자는 1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의 경우 각종 치료로 면역력 저하를 피하지 못해 폐렴 고위험 군으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자도 마찬가지다.
중증 환자가 주로 찾는 대형병원에서 폐렴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를 봐도 2002년 7,741명에서 2012년 14,161명으로 10년 새 2배가량 늘어났다.
이중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1,557명에서 5,588명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환자 대비 비중도 20%에서 39.4%로 2배 정도 높아졌다.
이처럼 폐렴은 우리사회에서 더 이상 낯설지 않을뿐더러 65세 이상 노인에게나 암환자 등 면역력이 낮아진 환자에게는 상당한 위험요소로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 된다.
강철인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암이나 다른 질환을 안고 있을 경우 폐렴과 같은 2차 질환의 위험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폐렴구균 백신 등을 통해 예방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백신이 폐렴 예방에 중요하지만 인지도는 극히 낮은 편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65세 이상 노인 약 600만 명을 상대로 폐렴구균 백신예방 사업을 펼쳤으나 6월 상반기 접종 시행 결과 겨우 91만 2,995명이 접종을 받는 것에 그쳤다.
시행 첫해라는 불리함을 감안해도 접종이 필요한 노인인구의 15%만 예방접종을 받은 것으로 끝났다.
암환자나 장기이식환자, 만성질환자와 같이 면역력이 저하된 성인 환자의 경우 아예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다.
이들 환자의 경우 미국은 물론 국내 의료 질병관리본부조차 접종을 권유하지만, 실제로 몇 명이 접종을 받았는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힘겨운 투병기간 중 폐렴과 같은 합병증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일부 항생제는 폐렴구균의 내성률이 70~80%에 달해 환자의 목숨마저 위태롭게 한다.
항암치료를 받는 암환자의 약 10%가 감염질환을 경험한데다 암환자들의 사망 원인도 암보다 폐렴과 같은 감염질환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 시 사망률은 무려 3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민간의료기관도 예방접종 사업에 적극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다.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폐렴은 예방 가능한 병 중 사망원인 1위 자리에 올라 있다”면서 “의료진들이 환자들에게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폐렴으로 숨지는 사망 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오는 10월 1일부터 한 달간 암환자를 비롯한 면역저하에 따른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독감과 폐렴 등 감염질환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해피 백세누리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고위험 환자군의 예방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알리고 접종률을 높임으로써 폐렴이나 독감에 걸릴 위험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