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의사들이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명분으로 대규모 집회준비에 적극 나서 자칫 '집단 진료 거부'사태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난해 의료계 여의도궐기대회 한 장면)
의료계는 "파업을 피하려면 원격진료 철회 등 가시적 행동이 나와야 한다“며 즉답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정부는 의료계가 문제 삼는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는 게 기본 방침이라면서 서로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하는 등 달래지만, 눈엣가시 원격진료·의료법인 영리사업·의료수가 인상 등은 이해관계가 여럿 뒤엉켜 당장 뾰족한 해법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사태의 원인이 의료계가 문제 삼는 저 수가에 있다고 봐 서로 바라보는 시각부터 딴판인데다 첫 조율부터 삐꺼덕 걸려 자칫 '집단 진료 거부' 사태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료계 예정대로 ‘11~12일 대규모 집회’ 강행
"가시적 성과 거둔 적 없다"‥"원격의료 철회 냉담"
의료계의 대규모 집회는 11~12일로 예정돼 있다.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11~12일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하되 장소가 바뀔 가능성은 있다"며 "의협 임원, 각 시·도 의사회 임원, 시·군·구 회장 등 대표급 500여명이 참석, 파업을 포함한 대 정부 투쟁 로드맵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의협은 천안 새마을금고 연수원에서 행사를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연수원 측이 출정식을 불과 이틀 앞둔 9일 "정치적 집회를 위한 대여는 곤란하다"며 거부, 장소를 서울 이촌동 의협 회관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의협 송형곤 대변인은 "지난주에 이미 비용까지 지불하며 계약을 마쳤다. 갑작스런 취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협소하지만 협회에 자리를 깔고라도 행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일정은 이렇다.
의협에 따르면 출정식은 ▲원격의료·영리병원 저지, 건강보험제도 개혁 등 현안 보고 ▲주제별 분과토의 ▲토의 결과 종합 ▲출정식과 투쟁 로드맵 확정 ▲투쟁 다짐 발표 등의 순서로 잡혔다.
만약 이번 일정에서 의협 대표들의 파업 실행이 결정되면 12일은 의료계가 총파업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날짜가 된다.
이에 의협은 정부가 제안한 협의체 구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의협 관계자는 "지금껏 정부의 제안으로 여러 차례 협의체가 운영된 적이 있지만, 가시적 성과를 거둔 적이 거의 없었다"면서 "반대하는 원격의료 철회 등 상대(의료계)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행동으로 실제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싸늘해진 의료계의 입장을 전했다.
먼저 풀어야 할 의료계 요구현안 ‘3가지’
철회= ‘원격의료 도입 의료법 개정안’
재검토=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허용 등’
논의= 의-정 협의체 통한 ‘저수가 등 구조적 문제’
의료계가 정부에 철회, 재검토, 논의를 요구하는 현안은 추려낸다면 딱 3가지다.
▲철회는 원격의료 도입 의료법 개정안(작년 10월 입법예고·12월 수정) ▲재검토는투자활성화 대책 등에서 밝힌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허용 등 재검토 ▲논의는 의-정 협의체를 통한 저수가 등 구조적 문제다.
▲철회는 원격의료 도입 의료법 개정안(작년 10월 입법예고·12월 수정) ▲재검토는투자활성화 대책 등에서 밝힌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허용 등 재검토 ▲논의는 의-정 위원회급 협의체를 통한 저수가 등 구조적 문제다.
이중 정부가 수용 입장을 밝힌 것은 '협의체 구성' 단 하나 뿐이라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문형표 장관은 4일 의료계 신년하례식을 찾아가 협의체 구성을 입에서 처음 꺼냈다.
이후 문 장관은 기자회견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이를 통해 낮은 수가 등 (의료계가 주장하는) 근본적 문제, 오랫동안 풀지 못한 과제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보자"며 제안해왔다.
항간엔 이를 두고서 이미 철도파업을 겪은 정부가 자칫 '집단 진료 거부' 사태로까지 번질 것을 유려해 의료계 달래기에 나섰다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부 “이번 사태는 '수가' 근본원인
의료계,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현재 정부 내부에선 이번 의료계 사태의 근본원인이 '수가 현실화'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과거부터 의료계가 수가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온데다 제공한 의료 서비스에 비해 건강보험이 지급하는 대가 턱없이 낮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문 장관이나 보건복지부도 이 부분을 인정하는 분위기이지만 수가 부족분을 비급여로 보전하고 있는데다 건강보험재정이나 여건상 의료계가 요구만큼 인상폭을 논의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만약 수가 인상을 고려하게 된다면 비급여 부분을 급여로 편입시켜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 등과 함께 협의할 문제라는 게 정부 측의 속내다.
이와 달리 의료계는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의협 관계자는 "현재 의료계 요구의 핵심은 단순히 수가 뿐 아니라 원격진료나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 등 중요한 보건의료 정책 결정 과정에서 완전히 소외된 만큼 협의체 등을 통해 새로운 논의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라며 "이번사태를 밥그릇 싸움으로 몰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번에 정부는 거듭된 대화제의에 의료계가 파업결정을 내릴 경우 일반 국민의 불편과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고 원칙대로 단호하게 대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6: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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