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위내시경검사 권고를 거부한 환자의 진료기록부에 추가로 기재한 소견을 거짓으로만 봐선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 사건은 부산 소재 의료원에서 내분비내과장으로 근무하는 김00씨가 자신이 진료한 소화불량환자의 진료기록부에 '증상이 심하면 위내시경을 받아보라'는 소견을 추가로 기재한 사실이 적발돼 1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되자 이에 불복,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으로 의료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는 최근 추가로 기재했다해도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보건복지부에 1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하라고 선고했다.
이 사건의 시작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는 2003년부터 4년여 간 000환자를 진료해오면서 2006년 10월 진료기록부에 '증상이 심하면 위내시경을 받아보라'는 소견을 추가로 기재한 사실이 적발돼 복지부로부터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복지부는 김 씨의 행위가 의료법 행정처분 규칙상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한 때'에 저촉된다고 봤다.
당시 의사 김 씨는 소화불량으로 진료를 받은 후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재차 권유했지만 이를 거부한 환자 000씨가 1년 6개월여 지나 위암을 진단받게 되면서 조기에 진단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지역의사회와 국민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분쟁에 휘말리게 됐으며 법정에선 추가로 기재된 소견의 진실여부가 재판의 승패를 가리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김 씨는 정확한 진단에 필요한 위내시경 검사를 권유했지만, 환자가 거부했던 2차례의 사실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사건에 시작되기 전에 앞서 2006년은 물론 2005년에도 김 씨가 두 차례에 걸쳐 환자000씨에게 위내시경 검사를 권유했지만, 이를 거부한 채 약물치료만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환자 000씨는 김 씨가 진료기록부에 검사 권고를 추가 기재한 다음날 위장관조영술을 받았지만 이상 없음으로 진단됐다.
두 진료기록을 판별한 재판부는 "의사가 위내시경을 받을 것인지 환자에 의사를 타진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환자의) 배우자조차 소견을 기재한 일자에 검사를 권유했던 사실까지 기억하는 만큼 단지 추가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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