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잘못된 갑상선암 수술치료시기-범위’ 바로 잡는다

13일 심포지엄 개최‥‘조기검진-1㎝ 미만 크기 용종 수술’ 공감

최근 “아직은 초기여서 치료할 필요 없다. 크기가 1㎝ 미만인 용종은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등 과잉진료로 잘못 비춰져 사회 논란이 된 갑상선암 수술치료범위를 바로잡기 위해 최일선 외과 의사들이 나섰다.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회장 윤정한)는 지난 13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개최된 심포지엄에서 잘못 알려진 갑상선암의 수술적 치료 범위를 바로잡기 위한 권고안을 전반적으로 다뤄 눈길을 끌었다.

이 행사는 권고안 초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최근 여론의 논란이 된 갑상선암의 수술적 치료 범위 등을 정리하는 동시에 근거중심의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기 위한 마련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잘못된 갑상선암의 수술적 치료 시기와 범위를 둘러싸고 70명가량의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결과는 모두가 갑상선암 조기검진과 0.5㎝ 크기의 용종이라도 수술적 치료의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박정수 자문

윤정한 회장

김이수 이사

박해린 이사

“조기치료 말라는 것은 의학적-윤리 상 맞지 않다”
“갑상선암 수술, 과거와 다른 차원서 생각해야 할 때”

행사 현장에서 기자와 만난 학회 박해린 총무이사는 “겉으로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갑상선암의 초기증세가 의심되는 무증상환자에 검진 가이드라인을 적용, 초음파 조기진단 등 조기치료를 하지 말라는 것은 의사들로선 의학적인 측면에서 납득할 수 없는데다 윤리 상 맞지 않다”면서 “1㎝ 미만의 용종은 수술을 안 해도 된다”며 “일반인들에게 잘못 알려지게 된 지금의 검진 가이드라인에 문제가 많다. 학회 차원에서 이를 바로잡는 게 맞다고 생각해 이번 심포지엄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의학계 내에서 조차 논란이 된 0.5㎝ 이하는 수술이나 치료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진단이 되면 꾸준히 관찰, 치료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며 관찰도 치료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면서 “지금으로선 교과서대로 치료하는 게 원칙이다. 가부여부를 확정 짓지 못한 연구단계에서 치료해라, 말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말했다.

윤정한 회장(전남의대)은 “검진이 문제가 된 것은 수술적 치료에 대한 일반인이나 환자의 부담감 때문에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초기 갑상선암의 발견 빈도가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수술적 치료는 과거의 개념과 다른 차원으로 생각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며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발생빈도와 환자수를 따진다면 굉장히 많다. 우리와 사정이 다른 미국, 유럽, 일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우리나라가 갖춘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형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기준을 삼는다면 전 세계적으로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 시점은 올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학회장은 “이를 통해 만들어진 일관된 가이드라인의 치료방침을 환자나 보호자에게 설명할 수 있게 돼 잘못 알려진 오해로 야기된 논란을 해소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나름대로 소신껏 진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의료정책의 근간이 될 가이드라인을 서둘러 연말까지는 단계에 맞춰 1차로 정부에 제출하려고 생각 중이다. 근거에 충실한 믿고 따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악성질환서 벗어나려는 조기검진은 개인의 권리”
“1㎝ 미만도 폐나 뼈에 전이 된다”

박정수 자문위원(연세의대)은 “예전의 암은 완치에 목표를 두다보니 암 표지자 이하 목표를 세워 전 절제술을 많이 했다. 전 절제술은 평생 약을 복용해야하며 요오드현상, 신경손상, 성대마비 등 후유증이 많이 동반됐다. 그러나 요즘은 초기에 발견되면서 반 절제술로 생존율, 삶의 질이 좋아졌다. 조기진단으로 일찍 찾아내 삶의 질을 높이도록 바꿔야 한다”며 “악화되기 전에 찾아내 초기에 없애야 할 갑상선암을 조기검진하지 말고 증상이 있을 때 진단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 잘못된 착오다. 이런 악성질환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받는 검진은 개인의 권리다”고 강조했다.

김이수 이사(한림대 교수)는 “암은 방치할수록 점점 치료가 더 어려워지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면서 최근 0.5㎝크기의 용종이 있는 41세 여성 환자의 경우 수술해야 되나(?)를 결정하기 위해 여러 병원을 돌다 왔더라. CT 촬영결과 측경 부위 임파선 부위가 커져 결국 수술하게 됐고 전이암인 것을 확인하게 돼 너무 고마워하더라. 당시 0.5㎝가 전이까지 될까(?) 의아했으나 전이가 돼 있었다. 크기가 클수록 수술적 치료에 문제가 있지만 악성여부, 발병한 부위, 위치에 따라 위험요소가 큰 천의 얼굴을 가진 암을 단순논리로 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전문가의 의견을 정리하면 1㎝ 미만도 폐나 뼈에 전이된다는 것이다.

1㎝ 미만은 수술을 안 해도 된다는 주장은 세계의학계로부터 망신당할 창피한 일이라며 일본의학계의 지침이 수술하지 말라는 것은 계속 주의 깊게 관찰하라는 뜻이다. 관찰이란 상태를 봐 수술을 염두해 둔 치료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학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 암으로 1년 350~400명이 사망한다.

심포지엄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선 ▲갑상선암은 모두 수술해야 하는가? (정기욱, 울산의대) ▲갑상선암의 적절한 절제범위는 무엇인가?(남기현, 연세의대) ▲림프절 절제는 언제 필요하며 적절한 절제 범위는 무엇인가?(윤현조, 전북의대)란 최신 지견이 발표됐다.

2부는 ▲완결갑상선절제는 어떤 경우에 필요한가?(정진향, 경북의대) ▲국소진행암의 적절한 수술적 치료는 무엇인가?(김훈엽, 고려의대) ▲잔존/재발/전이암의 적절한 수술적 치료는 무엇인가?(남기현, 연세의대) ▲로봇/내시경 갑상선절제술의 적응증은 무엇인가?(김훈엽, 고려의대)가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