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처벌은 국민보건과 직결된 의약품 때문‥공공성" 강조
전국의사총연합, "제도의 입법목적 심도 있게 고민하지 않은 재판"
지난달 26일 헌재의 도마에 올랐던 리베이트 쌍벌제가 당시 헌법재판관 9명 전원의 합헌으로 확정된 뒤 갖가지 논평과 예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장 이슈로 떠 오른 것은 의료나 제약 산업에 저해요소가 적지 않은 가시엣 쌍벌제가 왜 합헌이라는 것인 가 였다.
이 때문에 당시 헌재의 법정엔 온통 의약계의 시선이 모아졌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거다
의약계종사자들은의료법 제23조2 제1항(리베이트 쌍벌제)의 합헌결정이 약사법, 의료기기법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봐 없애야 할 가시엣 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재판관 모두는 의료법 제23조2 제1항(리베이트 쌍벌제)의 위헌여부를 따지는 재판에서 ▲의약품 리베이트 규제의 필요와 입법 연혁 ▲의약품 가격제도의 변화 ▲각국의 입법례 등을 사례와 근거로 삼아 음성적 이익으로 판단 합헌을 결정함으로써 일단락 나게 됐다.
이들 재판관들이 쌍벌제의 합헌과 위헌을 결정하게 된 잣대가 됐던 리베이트를 바라본 시각은 이렇다.
의료인이 정당한 가격, 품질 경쟁이 아닌 독과점 이윤을 추구하려는 제약사의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신 받는 대가성 불법적·음성적 이익으로 크게 두 가지의 문제가 있다고 여겼다.
첫째 제약사와 의료인의 리베이트는 최종 소비자 환자에게서 의약품의 선택권을 앗아갈 수 있다고 봤다.
두 번째는 의약품 소비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가격할인 등의 혜택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로 돌아가 리베이트는 사실상 '뇌물'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게 재판관들의 판단이었다.
또 이들 재판관은 “의료법에 형사처벌 조항을 무리하게 도입함으로써 의료인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위헌 제기에 "의약품 리베이트 행위를 형법으로만 다루기에 너무 제한돼 처벌의 흠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법해석까지 내놨다.
이와 함께 헌재는 “여러 약가제도가 도입돼 쌍벌제가 불필요하다는 위헌주장에 제약사와 의료인의 의약품 리베이트를 억제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헌재에 따르면 그동안 리베이트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막기 위한 조치로 상환 제에서 실거래가 상환제,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 등 촘촘해진 약가제도로 유형이 바뀌어 왔다는 것을 사례로 꼽았다.
재판관들은 "새로운 방안의 약가제도가 시행돼왔지만 의약품 리베이트를 효과적으로 근절하기는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명확성 원칙과 포괄위임금지 원칙 ▲직업의 자유침해 ▲평등원칙 등의 위헌제기에 "현행법상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의 수익을 금지하고 있다. 의약품리베이트는 의약품 선택에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관들은 “포괄위임금지 원칙 위반과 직업선택의 자유침해 제기에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헌재 재판부는 “'헌법 제15조엔 모든 국민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는 뜻의 직업결정과 수행의 자유가 포함된 것”이라며 공정거래를 유도하려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은 위헌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리베이트가 의약품 가격을 인상하게 하거나, 의사들로 하여금 특정 의약품을 처방하게 해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는 쌍벌제의 도입취지에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겉으로 드러나기 어려우나 의료인이 선택하게 되는 의약품 시장의 특수한 구조와 이윤 극대화를 위한 기업의 생리를 고려해야 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문제를 제기했던 리베이트쌍벌제 처벌수위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론 오히려 "비교적 낮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국의사총연합은 헌재가 헌법소원 이유서의 초반에 밝힌 리베이트쌍벌제 입법목적의 정당성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없는 듯 여겨진다는 논평을 내놨다.
전국의사총연합은 ▲과다하게 책정된 약값의 복제 약을 판매하기 위해 제약회사가 취할 수밖에 없는 영업 방식 ▲약제비 증가를 막기 위해선 다른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는 점 ▲다른 어떤 나라조차 의료인에게 형사적, 행정적 처벌을 일방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 듯한 판결이었다고 평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3: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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