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의사회,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서 당장 삭제” 한 목소리
산부인과 의사들이 “강제로 ‘무정전전원공급장치’를 갖추도록 한 법제화에 분만실조차 유지할 수 없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영세 의원급의료기관으로선 폐쇄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이처럼 산과 의료기관의 분만실 폐쇄를 조장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대한다”면서 ‘무정전전원공급장치’를 강제로 시행한다면, 현재의 분만 수가로는 분만실을 운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미 공개된 규제영향평가보고서대로 수술실 한 곳당 유지비용이 총 3,850만~2억3,360만원이 들어가 더 이상 수술조차 할 수 없다”며 “정부가 발표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취약 지구에 분만실을 운영하는 대다수 소규모 개인 산부인과의원으로선 ‘무정전전원공급장치’를 설치하기는커녕 운영하기 어려운 분만실을 폐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산부인과의사회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전신 마취가 거의 없는 개인 산부인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거나 제왕절개수술을 DRG로 청구함으로써 ‘마취과 초빙료’가 심사평가원 자료에서 잡히지 않아 전신마취수술이 미미하다고 보는 보건복지부의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졌다.
이와 함께 산부인과의사회는 “불필요한 수술실 장비가 무정전 전원공급장치이며, 호기말 이산화탄소 분압측정기를 의무조항으로 조정하려는 복지부의 시도에 우려를 감출 수 없다”면서 “이미 정전 대비용 충전장치가 구비돼 별도의 무정전장치나 무정전전원공급장치가 불필요한데다 문제가 된 사례가 전국적으로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복지부 주장대로 이산화탄소 분압 측정기를 의무화할 경우 기존의 수술실 모니터링을 모두 폐기해야 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모니터링 장치를 들여와 겸용으로 교체해야 하는 등 3000만원~4000만원의 추가 비용이 초래된다”며 난색을 드러냈다.
산과의사회는 “정부가 의원급에 있는 전신마취 수술실에 정전을 대비 무정전전원공급장치 설치를 강제화하겠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국가와 정부 그리고 국영기업 한국 전력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과 같다”며 “만약 강행하겠다면 포지티브 인센티브를 먼저 제공하는 등 사전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대로 정부 지원 없이 고가의 무정전전원공급장치 시설을 강제화 한다면, 일선 분만취약지구 의료기관의 수술포기 사태로 이어져 경증수술환자가 대형병원으로 더 쏠리는 등 정부의 의료 전달체계와 의료비 절감 대책에 정면으로 위배돼 반드시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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