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최근 메르스 사태로 촉발된 보건복지부의 양분론에 반대하는 여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면서 찬반양론이 논쟁의 중심으로 옮겨지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국회 내 야당의원과 일부 언론이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분리, 두 개의 부처로 나눠 독립 기능을 수행하게 해야 한다”며 양분론을 주도한다면 과거부터 전문성을 갖춘 복수 차관제 도입을 강하게 주장해왔던 여야가 섞인 국회의원과 언론, 전문가는 무리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반대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두 여론의 목적을 들여다보면 보건복지부의 기능을 전문성 있게 보건과 복지로 분리해야 한다는 것과 메르스에 맥없이 뚫린 방역 망을 촘촘하고 튼실하게 짜도록 개편해야 한다는 것으로 방향이 똑 같다.
단지 차이는 보건복지부를 양분하려는 범위에 있다.
보건부, 복지부 양분론을 정면으로 반대하는 논리는 이렇다.
보건복지부에 보건, 복지 투 트랙의 복수 차관제를 도입, 전문체계로 갖추게 함으로써 국정을 수행하게 하면 쉽게 풀어나갈 당면현안을 자국의 실정에 맞게 편제를 둔 스위스의 보건체제까지 모방, 2개의 부처로 확대, 쪼개겠다는 발상엔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거다.
여기에 한국정부가 지향하는 비대 내각보다 작지만 강력한 국정 수행능력을 갖춘 선진국 형의 행정부와 거리가 먼데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의사라도 지역 풍토병에 가까운 감염병을 잘 아는 전문가를 빼고는 누구나 감지해내지 못해 초기대응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보건부, 복지부 양분론이 문제 삼는 국가 전염병 사태에 초기대응, 파악이나 해결 부재는 부처를 두 개로 쪼개야 풀어질 사안이 아니며 일부 고쳐야 할 보건복지부 내부의 구조체제 변화로도 어느 나라보다 촘촘하고 튼실한 방역 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반대한다는 이유다.
게다가 보건과 복지를 때어낼 수 없는 것도 반대론을 내세우는 이유 중 하나다.
가령 만성질환의 치료는 보건, 치료비지원은 복지 소관으로 연결돼 별개의 보건부, 복지부로 분류하기엔 우리나라 행정구조상 맞지 않을 뿐아니라 행정부처가 늘어날수록 소요되는 인력, 예산 등으로 국민의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그간 보건은 뒷전에 미뤄 둔 채 복지에만 전력을 쏟아온 보건복지부를 보건부, 복지부 양분했다하더라도 그동안 쌓여왔던 보건의약계의 불만을 쉽게 풀어내기 위해선 족쇄가 된 제도부터 개선해야한다는 거다
지금껏 보건의약계로부터 불만이 됐던 수가, 약가, 한국의 선진의료가 꽃필 수 있는 여건 조성, 글로벌 제약사로 클 수 있는 신약이나 국내제약사의 강점인 개량신약개발을 세계화할 수 있는 지원에 국가차원에서 더 관심을 갖고 도울 수 있는 실무 중심의 전문직 복수 차관제가 더 시급하다는 논리다.
이번에 메르스 사태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됐지만 보건복지부는 1948년 대한민국정부 수립 후 과도정부의 보건후생부를 인수, 신설된 사회부가 모태가 되는 전통의 행정부다.
1949년 7월엔 사회부의 보건 업무를 분리, 보건부가 신설됐다.
1955년에는 사회부와 통합, 보건사회부로 재편됐으며 1994년 보건복지부를 거쳐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로 개편됐다가 2010년 3월 청소년·가족업무를 여성부(지금의 여성가족부)로 이관한 뒤 다시 보건복지부로 부처 명을 바꿨다.
이처럼 변천과 함께 보건복지부로부터 떼어져 독립한 부처와 행정업무도 여럿 있다.
부처로는 환경부, 고용노동부, 식약처 등이 있다.
타 부처에 이관된 행정업무는 마약(검찰청, 경찰청), 유치원(교육부), 청소년·가족업무(여성가족부), 식품위생업무 중 일부(농림부)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러한 변화에도 보건복지부는 콜레라, 장티푸스 등 여름철 전염병이나 기생충 예방, 의약품 품질관리 기능과 역할을 꾸준히 지켜와 전통적으로 보건이 강했다.
하지만 2000년 들어서면서 의약분업, 2005년 복지확대 이후 보건라인이 무너진 것은 물론 위축된 데다 복지보다 규제가 많아 의약계의 불만을 사왔다.
보건복지부의 소관 법률 86개 중 규제와 연관된 대부분이 보건 쪽에 있다.
규제가 몰려있다 보니 힘의 논리에서 강한 보건 분야를 선호, 인사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규제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보건 쪽에 족쇄만 있을 뿐이라는 의약계의 하소연까지 나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엔 복지밖에 없다는 가시돗힌 쓴소리까지 나돈다.
2011년 이후 연초 대통령 업무보고서에선 감염 병이란 단어를 찾기조차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진국 형 행정체제처럼 행정부의 비대를 막으면서 이런 의약계의 현실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실무 형 전문보건, 체계화된 복지 투 트랙의 복수 차관제 도입이 더 필요하다는 게 보건복지부 양분론을 반대하는 여론의 주장이다.
이 주장대로 만약 보건복지부에 투 트랙의 복수 차관제가 도입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시나리오를 그린다면 보건복지부 주요 업무에 맞는 인사이동과 일부조직 개편이 1순위가 될 성 싶다.
종전대로 정책 중심에 장관 1명을 두되 지금의 보건의료정책실, 사회복지정책실을 격상시켜 책임제 보건차관 1명, 복지차관 1명의 투 트랙으로 나눠 조직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주요 업무도 보건과 복지로 엄정한 잣대로 분류되는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국내에 감염병 발병 조짐이 있거나 의심을 감지한 일선 검역소가 즉시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차관에 보고, 핫라인보고시스템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이 전국의료기관에 즉각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도록 하는 방식도 추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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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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