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대병원, ‘비만 조절 핵심 수용체’ 최초 발견

김효수 교수, 이사민 박사, Cell 자매지에 게재

(그림 연구팀은 생쥐를 3개 군으로 나눈 뒤(왼쪽= 리지스틴 분비 안 됨, 캡 단백질 과발현 그룹, 가운데: 리지스틴 분비, 캡 단백질 과발현 그룹, 오른쪽: 리지스틴 분비, 캡 단백질 억제 그룹), 한 달 동안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 시킨 후, 지방세포를 관찰했다. 이를 현미경으로 확대한 사진과 설명)
왼쪽은 리지스틴이 없어, 지방 세포 사이에 염증세포가 거의 없다. 가운데(비교군)는 고칼로리 식이로, 분비량이 늘어난 리지스틴이 캡 단백질과 반응해, 지방 세포 사이에 염증 세포가 많다. 오른쪽(대조군)는 고칼로리 식이로, 리지스틴이 늘었으나, 캡 단백질이 억제되어, 지방 세포 사이에 염증세포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건타임즈]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 연구팀(이사민 전문의, 이현채 박사과정, 권유욱 교수)이 비만을 조절하는 핵심 수용체와 작용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 화제다.

이 연구 결과는 비만을 억제하는 방법 뿐 만 아니라 동맥경화증, 당뇨병 등 성인병(심장대사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효수 교수

이사민 박사

연구팀은 비만, 동맥경화증, 당뇨병 등 심장대사질환 이른바 성인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리지스틴(Resistin) 호르몬의 수용체에 주목했다.
그러나 지금껏 리지스틴(Resistin) 호르몬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추측돼왔을 뿐 수용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비만 조절하는 핵심 수용체 ‘캡 단백질’

하지만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캡(CAP1) 단백질이 수용체인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비만조절 핵심 수용체가 ‘캡(CAP1) 단백질’로 리지스틴 호르몬과 결합해 비만, 동맥경화증,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전 세계적으로 처음 규명해냈다.
리지스틴 호르몬은 지방세포에서 주로 분비되며 고칼로리 음식을 과식하게 되면 많이 분비된다.
리지스틴이 단핵구 세포 캡 단백질에 직접 붙으면 염증세포가 활성화해 혈관을 타고 인체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만성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면밀히 분석한 결과, 리지스틴 호르몬은 단핵구세포의 캡 단백질과 직접 결합한 뒤 단핵구세포에서 cyclic AMP 농도 증가 → protein kinase A 활성화 → NF-kB 활성화에 이르는 세포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 되면서, 염증유발 물질을 쏟아 낸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단핵구세포는 백혈구 세포의 일종이다.
백혈구 세포 중에서 가장 크며,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면역세포로써, 평소엔 염증 반응을 일으키지 않지만 리지스틴 호르몬에 의해 염증 세포로 활성화 된다.

즉 단핵구세포가 염증세포로 활성화 된다는 뜻이다.
이 염증세포는 혈관을 타고, 인체 곳곳을 돌며, 만성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비만, 동맥경화증,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캡 단백질을 억제하면, NF-kB 활성이 차단되면서 리지스틴에 의한 만성염증반응이 사라져, 비만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동물 실험 통해 ‘캡단백질’ 수용체임 입증

이후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으로 사람의 리지스틴을 분비하는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캡 단백질을 과 발현시킨 비교 군과 억제 시킨 대조군으로 나눈 후, 한 달 동안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시켰다.

다음으로 각 군의 지방조직 염증반응을 측정한 결과, 비교 군이 대조군에 비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비교 군의 경우 과 발현된 캡 단백질이 리지스틴과 결합해 염증세포가 많이 생겼다.
반면, 대조군에선 리지스틴과 반응할 캡 단백질이 없어 염증세포가 적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 교수팀은 리지스틴이 단핵구세포와 반응, 만성염증반응을 일으키며 이것이 심장대사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사실을 십여 년간 연구해왔다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김 교수팀은 2011년 리지스틴이 직접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미국심장학회지(J Am Coll Cardiol, 임팩트팩터=14.1점) 1월 호에 발표한 바 있다.

이로써 캡 단백질이 지금까지 베일에 쌓여왔던 리지스틴의 수용체로서 만성염증과 심장대사질환을 유도하는 핵심 물질이라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처음 규명되게 됐다.

김 교수와 함께 연구를 주도한 이사민 박사는 지난해 미국심장학회(AHA)에서 이를 근거로 논문을 발표, 우수성을 인정받아 동양인 최초로 ‘젊은연구자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었다.

김 교수는 “리지스틴과 만성염증반응은 비만, 당뇨병, 동맥경화증과 같은 현대인의 질병유발에 깊게 관여, 매우 중요한 요소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는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캡 단백질이 리지스틴의 수용체로서 작용하며 이것이 인간의 체내에서 만성염증반응과 비만 유도 기능을 직접적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동맥경화증,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 치료의 새로운 단서를 제공, 치료제 개발에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캡 단백질에 대한 후속연구를 통해, 새로운 성인병 치료제를 개발하게 된다면 비만과 동맥경화증,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으로 발생하는 사망률과 치료로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 선도형세포치료사업단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 그리고 한국연구재단의 줄기세포 우수연구팀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이 연구는 세계 최고 과학 권위지 셀(Cell)지의 자매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5년 임팩트 팩터 = 17.5점) 3월 호에 Adenylyl Cyclase-Associated Protein 1 Is a Receptor for Human Resistin and Mediates Inflammatory Actions of Human Monocytes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논문 ‘2015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선정

김효수 교수팀의 이번 연구성과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선정하는 ‘2015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됐다.

미래부는 국가 R&D 성과 홍보와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 증진을 위해 2006년부터 매년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창출된 우수성과 100선을 선정해왔다.

올해는 연구개발과제 총 53,000여 개 중 각 부․처․청으로부터 추천받은 후보 과제의 과학기술 개발효과, 창조경제 실현효과 등을 엄정하게 심사, 이 가운데 우수성과 100, 후속연구 우수 4, 기술이전·창업 우수 6 등 총 110개를 가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