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시의사회, 지하철 역 상가에 ‘병·의원 입점’ 제동

[보건타임즈] 서울시의사회가 시내 지하철 역 상가(사진 자료이미지)에 ‘병·의원 입점’을 반대하며 제동걸기에 나섰다.

얼마 전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도심 내 지하철 5~8호선 구간 역내에 병‧의원과 약국을 입점시키려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비롯됐다.

게다가 현행법상 허가제인 병원과 신고제인 의원, 약국은 근린생활시설에만 두도록 제한 둬 정상적인 절차로선 사실상 개설할 길이 막혀 이를 풀어낼 복안으로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보건복지부에 제도적 문제를 개선해달라며 건의한 사실이 의료계에 알려지면서 문제로 떠올랐다.

당시 서울도시철도공사 대변인은 "주요거점 역별로 고객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 사업 추진의 목적"이라며 "지하철역 지상에서 약국과 병의원 운영하는 종사자들의 의견 수렴해 문제가 없도록 잘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서울시의사회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현행법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김숙희)는 최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자신들의 잇속만 노려 현행법으로 허용이 안 되는 지하철 역사 내 병의원이 입점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겠다는 의도는 심각한 지경에 이른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의료기관 편중을 더 악화시키겠다는 것으로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서에 따르면 비율로만 따져 전국 의료기관의 50%가 수도권에 몰려 지역불균형 편중이 문제로 떠오른 지금의 의료자원 쏠림을 더 심각한 상태로 몰아가 다양한 문제를 양산할 뿐이라는 거다.

성명서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의도는 시민의 공용 공간인 지하철 역사를 공사의 입맛대로 근린생활시설로 바꾸라는 것이 되며 이는 곧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성명서는 서울시민이 공용할 지하철 역사가 근린생활시설로 지정하게 되면 현재 역사 내 점포를 운영 중인 중소상인들의 임대료 부담만 늘려, 공유지에 상업 시설을 난립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한다고 봤다.

또 거대 자본에 의해 지하철 역사 내 영리 병원이나 네트워크 병원 등 불법 의료기관이 유치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성명서의 지적이다.

성명서는 무엇보다 지하철 역사 내에서 감염성 질환 환자를 진료할 시 발생할 수 있는 전염, 파급이나 밀폐 지하 공간의 환경 등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큰 문제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런 문제들을 사전에 조사하거나 고민 없인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지나친 잇속 챙기기에 나서선 안 된다”며 지하철 역사 내 병‧의원 개설을 반대했다.

성명서

지하철 역사 내 병‧의원 개설 허용에 반대한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 역사 내 병원과 의원 입점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현행법상 병‧의원을 근린생활시설에 두도록 되어있는데 지하철역 공간은 현재 법규정이 없어 신고제인 의원과 허가제인 병원은 사실상 개설이 불가능하므로 규정 자체를 손보아야 하는 상황이라 언급하였다.

국내 의료기관 및 병상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편중되어 있어 지역간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인구 10만 명당 병‧의원 수에서 서울이 76.6개소로 가장 많았고, 인구 10만 명당 약국 등 보건의료기관 역시 서울이 207.6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서울과 경기도내 의료기관 비율이 전국 의료기관의 50%에 달하는 등 의료 자원이 수도권에 초 집중되어 있는 것이 국내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하철 역사에까지 병‧의원을 입점 시키겠다는 것은 도리어 현재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의료기관 편중도를 심화시킴으로써 다양한 문제를 양산할 것이다.

아울러 지하철 역사 내 병‧의원 입접을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지나친 잇속 챙기기라 아니할 수 없다. 시민의 공용 공간인 지하철 역사를 근린생활시설로 지정하게 되면 현재 역사 내 점포를 운영 중인 중소상인들의 임대료 부담만 늘리고, 공유지에 상업 시설을 난립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다. 또한 거대 자본에 의해 지하철 역사 내 영리 병원이나 네트워크 병원 등 불법 의료기관이 유치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하철 역사 내에서 감염성 질환 환자를 진료할 시에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 파급 문제나 밀폐 지하 공간의 환경 문제점 등에 대해서 도시철도공사가 단 한번이라도 고민해보았는지 의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이유로 지하철 역사 내 병‧의원 개설 허용에 반대하는 바이다.

2015. 11. 19
서울특별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