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최근 외과 의사들이 우리나라 의료실정에 맞는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 입원전담전문의)제도 정립에 기반이 될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대한외과학회(이사장 노성훈, 사진)와 대한외과연구재단은 15일 오후 5시부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에브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도입을 위한 심포지엄을 가졌다.
이 토론회의는 이미 미국과 영국에서 시행하는 호스피탈리스트 중 어느 한 제도를 그대로 들여와 우리나라의 의료분야에 적용하기엔 무리라는 지적과 함께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형 모형을 만들어 냄으로써 각종 제도와 교육과정을 보완하겠다는 목적에서 열게 됐다.
이유는 이들 국가의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진료체계. 수가적용, 수련과정 등에서 차이가 있거나 달라 보완하지 않고는 한국의 의료실정에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거다.
이날 노 이사장은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의 첫 논의는 외과학회와 내과학회가 의료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했으며 2015년 8월 의료계 단체로 꾸린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를 발족시켜 내과와 외과로 나눠 시범사업에 들어가 지난 3월 25일엔 사업결과가 나왔다"면서 "환자와 의료진의 만족도는 높았지만 아직은 이들 국가의 현지사정과 한국의 의료현실, 수가체계, 각종의료제도와 교육과정이 차이가 있거나 달라 이를 보완해야 할 방안을 찾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이 시범결과를 기반으로 정부의 주도아래 내원환자의 안전과 입원환자 관리, 의료서비스 질의 향상을 목적으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TFT가 가동 중에 있으며 시범사업의 범위, 수가체계 등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제도를 주로 검토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의 의료현실에 맞는 한국형모형을 마련할 방안을 찾게 됐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TFT는 이를 추진하면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와 직결되는 수련의의 교육과정조정, 입원환자를 전담할 전문의 확보, 이들의 처우를 보장해줘야 하는 건강보험상의 수가나 제도 신설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미국 호스피탈리스트제도의 경우 응급실에 내원한 내과환자를 진료하는 것에서 처음 시작됐다.
학회에 따르면 입원 환자가 내과 계 여러 질환을 앓아 각 전공분야의 전문의들이 따로 24시간 진료하기엔 불가능해 통합 진료하는 전문의(general internist)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이 문제를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통해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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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조영업 교수, 노성훈 이사장, 박현미 외과의, 이길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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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학회와 외과연구재단은 이번엔 영국 노팅엄대학병원(Nottingham University Hospital) 일반외과 최소침습 수술(minimally invasive surgery)전공분야의 박현미 일반외과의를 초청, 현지에서 운영되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의 실상파악에 나섰다.
박 외과의는 "영국에선 1990년대 초반부터 입원환자들의 안전을 중요한 문제로 다루기 시작했으며 이를 맡아야 할 병원의 의사수가 부족해 외국인 의사를 영입, 인턴과 레지던트로선 할 수 없는 입원환자를 전문적으로 돌보는 일을 맡겼다"면서 "지금은 한 병원 당 외국인 호스피탈리스트가 20% 정도 된다"며 "이들로부터 환자들이 안전을 보호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 영국처럼 병실입원환자를 전담할 의사부족사태에 직면해 있다.
오는 7월 병실입원환자 진료방식에 큰 변화를 줄 '환자안전법', 12월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 시행을 앞둬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어들게 되면서 진료 공백이 생겨 대형병원이나 수련의병원조차 의료 인력부족 상태를 맞게 돼 이를 보완할 호스피탈리스트제도 도입이 다급한 상태에 있다.
그는 "한국도 영국과 같은 목적에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도입하려한다거나 이 분야에 종사할 입원전담전문의의 처우와 대우, 이를 보장해줘야 할 수가체계를 어떤 방향에서 개선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며 "영국처럼 수가체계 개선과 함께 호스피탈리스트의 임금을 적절하게 책정하게 된다면 빠른 시일 내 시행에 들어가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한국외과연구재단 이길연 국장(경희의대 교수)은 "영국은 외국인의사를 영입, 입원환자의 안전과 관리를 맡기는 대신 이들에게 적절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정착시켜 나간 것으로 안다"면서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할 문제이며 레벨을 3개로 나눠 세부화한 것도 검토대상"이라고 강조했다.
학회 조영업 기획이사(인하의대)는 "일부 진료 과조차 호스피탈리스트의 역할이 입원환자 진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TFT에선 외과의 경우 호스피탈리스트 자격요건으로 3년 이상의 경력소유 전문의가 논의되고 있으며 수가체계의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 중에 있다"며 "시범사업결과 환자들이 추가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높았던 만큼 이를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과 계에선 입원환자의 안전과 관리를 전담할 호스피탈리스트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 눈치다.
조 이사에 따르면 TFT에선 이미 납득한 상태이며 앞으로 시범사업이 본격 시행되는 5월 이전에 이를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가가 제시될 것으로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5: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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