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ADHD, 매년 5만 명이 병원 찾는 '신경발달장애'
김의정 교수 "조기에 적절한 치료 받게 함으로써 증상 개선"
[보건타임즈] 달걀을 부화시키기 위해 닭장에서 달걀을 품었다는 발명가 에디슨에게는 한 가지 숨겨진 사실이 있다.
그가 어린 시절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를 앓았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쳐온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영화배우 라이언 고슬링 역시 과거 이 질환을 경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은 ADHD를 장애물로 여기지 않았던 데다 적절한 치료와 노력을 통해 스스로가 질환을 이겨냄으로써 자신의 분야에서 한 획을 긋는 인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는 아동기에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병은 말 그대로 주의력이 부족해 과한 행동을 보이는 신경발달 장애다.
심사평가원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치료를 받으려 병원을 찾은 20세 이하 ADHD환자는 49,623명으로, 지난 2003년 집계된 18,967명 대비 약 2.6배 증가했다.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정 교수(사진)는 "아동 ADHD는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학업과 교우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성인이 돼 이어질 경우, 주의력 결핍에 충동적인 양상을 보여 사회적으로 고립을 겪게 될 수 있다"며 "이러한 증상의 여파가 환자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심리에까지 영향을 미쳐 조기에 적극적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함으로써 증상을 개선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DHD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김 교수는 "3가지 유형으로는 ▲수업시간에 자신의 좌석에 앉아 있지 못하며 교실을 휘젖고 다니는 과잉 행동형 ▲난폭한 행동을 보이는 충동형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는다거나 잘 잊어버리는 주의력 결핍 우세형이 있다"며 "이중 조용한 주의력이 결핍된 우세형은 눈에 띄는 행동보단 집중력과 기억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된 증상을 보여 질환으로 진단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아이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조기에 진단,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적기를 자칫 놓치게 돼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 호르몬, 미세먼지'도 ADHD 유발 원인
공존질환 염두에 둔 '꾸준한 약∙심리치료 병행' 효과적
현재 ADHD의 유발 인자로서 유전적 요인이 기여한다는 사실이 명확히 밝혀졌다.
김 교수는 "주의집중력과 행동을 통제하는 뇌의 구조와 기능 변화, 주의집중능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근엔 환경 호르몬과 미세먼지 에 노출돼도 ADHD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됨으로써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ADHD의 발병원인이 뇌에서 생성되는 도파민의 불균형인 것으로 밝혀진 만큼, 치료는 주로 이 신경전달 물질의 균형을 잡아주는 약물투약으로 시작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ADHD 치료제는 뇌 전전두엽에 신경전달물질을 보충시켜 부주의, 과잉 행동 등 핵심 증상이 완화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과거엔 ADHD 치료제가 아이의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오해가 있었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잘못된 사실로 밝혀졌다.
또 아동 ADHD 환자의 절반 이상은 적대적 반항 장애, 불안 장애 등의 공존질환을 동반해 이를 염두에 둔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불안 장애, 우울 장애 등의 동반 질환이 있을 땐 ADHD에 대한 약물치료뿐 아니라 동반된 정서 문제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상태 호전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심리∙사회적 치료엔 주의력결핍 과잉 행동장애 아동의 사회성 발달을 위한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 학습 력과 자기조절력 개선을 위한 특수 교육적 개입, 문제해결 능력과 행동 조절력 향상에 유용한 인지행동치료, 정서 문제에 대한 심리 치료 등이 있다.
행동변화 세심히 관찰할 수 있는 '여름방학'이 적기
증상 발견했다거나 수개월째 지속됐을 땐 '정확한 진단' 중요
증상이 심각하지 않거나, ADHD 유형 중 조용한 주의력 결핍 우세형에 속하는 아이들은 부모가 증상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김 교수는 "아이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여름방학은 아이의 작은 행동 변화까지 가까이에서 관찰하기 쉬운 시기"이라면서 "만약 아이에게서 ADHD 증상이 발견됐다면 학업스트레스를 덜 받는 여름방학이 치료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될 수 있다"며 "악화될수록 치료기간이 길어지며 복잡해지는 질환이 ADHD라는 사실을 인식해 부모들은 평소 주요 증상을 파악했다가 아이에게 증상을 발견했다거나 수개월째 지속됐다면 아이와 함께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진단 기준
| A. 주의력결핍 증상 |
1. 주의가 부족하거나, 공부나 다른 활동에 있어 부주의하여 실수를 한다.
2. 공부 등 어떤 일이나 다른 놀이를 할 때 주의 집중을 하지 못한다.
3. 타인이 직접 이야기하는 데도 듣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4. 정당한 지시에 대해서 잘 따르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며, 학교 숙제 등의 의무를 적절히 마치지 못한다. (반항하는 행동이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하여 나타나는 행동 제외)
5. 일이나 활동을 조직하고 체계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6. 공부 등 지속적으로 정신적 노력이 필요한 활동을 피하거나 싫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7. 장난감, 필기도구 등 일이나 활동에 필요한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
8. 외부 자극에 쉽게 산만해진다.
9. 일상생활의 활동을 쉽게 잊어버린다.
(출처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
| B. 과잉행동-충동성 증상 |
<과잉행동 증상>
1.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거나 의자에 앉아서도 몸을 흔히 움직인다.
2. 앉아있도록 요구되는 교실이나 다른 상황에서 자리를 흔히 떠난다.
3. 부적절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뛰어다니거나 기어오른다.
4. 여가활동에 조용히 참여하거나 놀지 못한다.
5. 끊임없이 활동하거나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것처럼 행동한다.
6. 지나치게 수다스럽게 말을 한다 |
<충동성 증상>
7. 질문이 채 끝나기 전에 성급하게 대답한다.
8. 차례를 기다리지 못한다,
9. 대화나 게임 등 다른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간섭한다. |
| * A와 B 각 유형의 9가지 증상 중 6가지가 6개월 이상 지속됐을 땐 ADHD를 의심해봐야 한다. |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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