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WHO 역대 6번째 '국제 비상 사태' 선포

현지 시간 29일 IHR에 의거 '국제 비상사태' 선언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 "대비할 수 있는 지금, 조치해야 한다"

[보건타임즈]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른바 '중국 우한 폐렴'이 여러국가로 확산되자 30일(현지 시간 29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위원회(사진 캡쳐)를 다시 개최했으며 역대 6번째로 2005년 정비된 국제보건규정(IHR)에 의거 판단해 국제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날 국제 비상사태의 공식 명은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다.
국제 비상 사태는 질병이 국제적으로 퍼져 다른 나라의 공중 보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될 때 선포된다.
WHO 긴급위원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지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상황이 심각한데다 이례적이며, 첫 감염 발생 국가 이외의 공중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등 예기치 못한 양상으로 전개돼 국제적 조치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봐서다.

이번 WHO의 국제 비상사태는 1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긴급 위원회가 권고안을 냈으며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이를 토대로 최종 선포하는 절차를 거쳤다.

외신에 따르면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로 퍼진다면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른다"면서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금 조치를 해야 한다"고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된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단 국가간의 '여행·교역'을 제한하지 않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응 '국제 공조'가 확대된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중국 정부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영향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취한 이례적인 조처들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발병 감지, 바이러스 격리, 게놈(유전체) 서열을 파악해 WHO와 세계에 공유한 속도는 매우 인상적"이라면서 "WHO는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을 지속 신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WHO의 주도 아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상대로 한 총력전에 들어가게 된다.

가장 먼저 국제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공중보건 조치가 강화된다.
이와 함께 공중보건 조치에 들어갈 자금과 의료진과 장비 등의 지원도 늘린다.

또 발원지 중국 후안과 감염 확산 지역에 체계적인 조사도 벌인다.

지금까지 WHO는 경제측면 위험과 관광업 등 산업에 미치는 타격이 커 극히 자제하면서 드물게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해왔다.

'국제 비상사태'는 2000년대 초반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를 강타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지구촌을 휩쓴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다.
첫 번째 국제 비상사태는 2009년 멕시코에서 시작돼 2만 8천여 명의 사망자를 낸 '돼지독감' 즉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때 선포됐다.
두 번째는 2014년 파키스탄 등을 휩쓴 야생형 소아마비, 세 번째는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해 1만 1천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때였다.
네 번째는 2016년 소두증을 유발하며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확산한 지카 바이러스에 대응 조치로 선포됐다.
5번째는 2018년 2천200명이 희생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가 한창 창궐하던 시기때다.

앞서 열린 지난 22일과 23일 소집된 WHO 긴급 위원회에선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에 찬성 50대 발원지 이외의 국가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으며 중국을 뺀 감염지역에서 사람 간의 감염이 일어난 사례도 없어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엔 요건 충족이 부족해 반대하는 50으로 의견이 양분됐었다는 게 당시 로이터통신의 보도였다.

하지만 이후 전세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데다 한국을 비롯해 독일, 베트남, 일본 등 중국이외에 국가에서 사람 간의 전염으로 2차 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상황이 급변해짐으로써 대응이 다급해져 WHO 긴급 위원회가 소집됐다.

WHO 통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환자는 현재 중국 이외 지역 18개국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