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약제비 증가가 성장율, 노인인구 증가율보다 앞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요 언론까지 약제비 증가를 다루며 우려의 소리를 쏟아내고 있지만 약제비 증가 이유는 고령화 및 사용량 증가 등만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약제비는 보험급여 약제비를 일컫는 말이다. 즉 의약분업이후 약국에서 약을 사먹는 이들이 경증에도 병의원을 찾아가 보험급여가 되는 약을 처방받아 사먹는 결과는 항상 주목받지 못하거나 외면받고 있다.
4일 심평원 심사평가연구소가 지난해 연구과제 결과로 내놓은 보도자료 또한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연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약제비는 대표적으로 일반의약품이 제외됐다"며 비교된 "OECD약제비는 일반약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아가 일반약이 제외된 이유에 대해 "심평원으로선 집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심평원은 이날 2002~2007년까지 5년 동안의 약제비의 증가율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국민의료비 증가율은 9.3%로 OECD 평균(3.4%)의 2.7배, 약제 비 증가율은 9.7%로 OECD 평균(4.2%)의 2.3배이며 GDP 증가율은 4.3%로 OECD 평균(2.8%)의 1.5배, 노인인구 증가율은 5.0%로 OECD 평균(1.8%)의 2.8배로 OECD 평균에 비해 증가속도가 큰 것으로 나타나 향후 대책이 마련돼야한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결론적으로 '약제비 절감을 위해 약가 관리와 의약품 사용량 관리를 강화하고, 근본적인 질병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한 예방 서비스 확대 강화와 노인인구의 건강관리를 위한 제도 도입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약분업에 따른 의료 이용 기관의 변동과 그로 인한 보험급여 증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약제비 증가가 분업효과인지를 추정할 수 있는 자료로 급여 지출 없이 약국에서 바로 사먹는 일반의약품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이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약사가 홈페이지에 IMS의 자료를 인용 올려놓은 것에 따르면 의약분업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 2002년 2분기부터 2004년 2분기까지 2년간 일반약 시장은 매년 3.9~6%씩 감소하는 등 시장침체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일반약 시장규모는 2002년 2분기에 1조8,319억원이었지만 2003년 2분기 1조7,204억원, 2004년 2분기 1조6,535억원으로 매년 700~800억원씩 감소됐다.
반면 전문약 시장은 2002년 2분기 3조7,847억원에서 2003년 2분기 4조2,864억원(13.2%↑), 2004년 2분기 4조7,877억원(11.7%↑)으로 매년 두자리수 상승세를 유지했다.
또 전문약과 일반약 시장의 비율은 2003년 2분기 71%대 29%에서 2004년 74%대 26%, 2005년 77%대 23%, 2006년 78%대 22%로, 전문약의 시장 성장률 폭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의약분업 이후에 건강보험에 대해 감기보험이라는 비난 여론이 있었던 것도 약제비 비중이 경증 질환에 투여됐던 이유에서다. 분업전에는 병의원에 가지 않고 약국에서 보험에 기대지 않고 바로 사먹었던 약들도 급여를 받는 보험약으로 대체됐음도 그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한 제약사 약가 관계자는 늘어나는 보험재정에 경증질환은 급여를 해주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앞서 주요 언론은 심평원 및 의약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약제비 증가를 다루며 그 이유로 고령화에다 약 과잉 소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 언론사는 '약제비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약을 많이 먹는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의 약품비는 1인당 77만8000원으로 64세 이하의 1인당 약품비 17만7000원보다 4.4배 많았다(2009년).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고혈압·당뇨·심혈관 질환 등 매일 약을 먹는 만성질환자들이 증가해 약제비 부담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3일에도 심평원은 '최근 건강보험의 약품비 (조제료 등 행위료 제외) 규모와 총 진료비 중 약품비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2002년 4조8천억원이었던 총 약품비는 2009년 11조6천억원으로 약 2.4배 증가하였으며 총 진료비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2%에서 29.6%로 증가하여 여전히 건강보험재정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총 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율은 10.9%였으며 약품비의 연평균 증가율은 13.5%로 해마다 평균 10% 이상 증가하였다. 전년대비 증가율을 경향을 살펴본 결과 2005년 이전까지는 진료비 증가율에 비해 약품비 증가율이 매우 높았으나 이후 진료비와 약품비 증가율이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또한 약품비의 경우 2006년 이후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입큰 개구리 시리즈가 한 20여년전에 회자됐다. 초대받지 않은 입큰 개구리가 생일상 앞에서 입큰 애 나가라니까, 옆의 하마를 가리키며 하마가 불쌍하다고 울었다는 얘기. 이후 악어가 불쌍하다는 웃으개 소리 말이다.
약품비 증가의 원인을 잘 분석한 것은 책임 소재만을 가리기 위해서는 아니다. 보다나은 대책마련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의약분업에 따른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 문제가 정확히 계산된 건 없지만 피부로 느낀 국민들은 경제적 부담도 많았다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한 의료계 단체는 불편과 경제적 부담이 엄청났다고 자체 평가 결과도 내놓았었다.
일반약 시장의 침체를 약제비 통계에 넣은다면 심평원이 밝힌 약제비 증가율은 실제보다 높게 잡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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