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수가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내년도 수가협상을 앞둔 의약계와 건보공단의 분위기를 보아 인상폭을 두고 줄다리기 수가협상이 점쳐진다.
의약계는 경영난 해소를 위한 수가 인상이 불가피함을 내세워 대폭 올려 달라 할 것이고 이에 건보공단은 최소한 낮게 책정, 건강보험 재정을 보호하려할 것으로 보여 내년 수가협상을 마무리 짓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건보공단은 의료 이용량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수가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려 할 분위기다.
반면 의료계는 의료수가의 현실화를 요구, 대폭적인 수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지금의 입장이다.
의협과 병협, 한의협, 치협, 약사회 등은 상대가치점수당 단가를 결정하기 위한 수가협상단을 꾸리고 내주 중 공단과 상견례를 시작으로 10월 17일까지 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내년도 수가를 의결한다.
지난해 수가 인상률은 의협이 2.9%, 한의협과 치협, 약사회는 모두 2.6% 인상안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병협은 줄다리기 수가협상을 벌여왔던 건보공단과 결렬돼 결국 건정심으로 넘겨져 최종 1.7% 인상안에 합의했다.
이런 쉽지 않은 협상 과정이 재판돼 양보 없는 수가싸움이 될 것이라는 정부나 의약계의 시각이다.
최근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 건보정책자의 입을 빌려 "2000년 수가를 100으로 했을 때 2010년 118에 불과해 연간 인상률이 2%가 안 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들도 "건강보험 재정 지출액이 연간 두 자리 수로 증가함에 따라 재정 지출 억제를 하기 위해 수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건보공단의 수가협상카드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의료계는 이럴수록 인상해야 할 불가피성을 국민들에게 알려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면서 수가 협상보다 건정심 구조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사들로선 올바른 선택인지에 의문을 갖는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다룰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협과 병협도 같은 고민에 빠져 있을 법하다.
건보공단과 수가 협상 못지않게 의료계 내의 빈익빈, 부익부 문제로 앓고 있어서다.
협상에서 히든카드로 수가를 높게 올려놨다하더라도 올린만큼 혜택이 소수에게 쏠리게 된다면 다수 의사들에겐 피해로 작용, 원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게 뻔하다.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로 가고, 다수 의사들로선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없게 된다.
이래서 내년도 수가협상을 앞둔 의약계 단체는 지난해 병협이 결렬로 맛 받던 쓴맛을 곱씹어 첫 단추 잘 끼기에 신경을 써야 될 것 같다.
병협은 지난해 겪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불공정한 게임 룰을 시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당시 병협은 건보공단과 수가협상이 결렬되면서 1.7% 인상이라는 페널티를 받아야 했다. 이 부분이 의료계가 지적하는 건정심의 불공정한 대표사례다.
이 때문에 의협이 건정심 공익위원을 중립적인 인사로 교체하거나 의료계 측의 참여위원수를 늘리자는 복안을 내놨지만 공허한 상태다.
이런 지적에 건정심의 내부 조직에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되는 한 수가를 비롯해 의료계가 처한 주요 현안은 정부 입맛대로 갈 수밖에 없다.
정부도 적정수가를 보장하겠다고 말로만 꺼낼 게 아니라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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