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의원, “뒤늦은 지원‥자국민 건강안전망 펑크”
우리나라 보건당국과 외교당국의 에볼라출혈열에 대한 허술한 대응능력과 늑장 방역조치가 도마에 올라 시끌벅적하다.
최근 외교부가 개인 보호 장비를 지원해야 할 교민과 파견근로자를 아예 뺀 채 대사관 직원에게만 공급했다는 입소문이 질병관리본부의 ‘에볼라출혈열 의심환자 접촉방식에 대한 회신’ 공문에서 사실로 드러나면서 이를 문제 삼는 지적이 국회 내에서 쏟아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31일 시달한 공문을 통해 서아프리카 3개국에 거주하는 교민과 파견근로자 등에 개인보호 장비를 지원할 것을 지시했으나 대사관 직원에게만 공급, 현지에서 맹위를 떨치는 에볼라출혈열로부터 방역에 허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19일 공개한 공문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Level C 보호복 10개 ▲Level D 보호복 200개 ▲N-95 마스크와 장갑 각 1,000개의 개인보호 장비를 우리 교민들과 파견근로자, 대사관직원에 공급,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서아프리카 3개국의 한국대사관은 에볼라출혈열로부터 현지 교민과 파견근로자의 방역을 외면한 채 직원에게만 개인보호 장비를 지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사정은 현지에서 에볼라 출혈열이 급속도로 번져 환자가 1,323명에 이른데다 729명의 사망자가 발생, 우리국민을 보호할 방역이 다급한 시점이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질병관리본부에 늑장행정을 문제 삼자 일주일 뒤 8월 6일이 돼서야 뒤늦게 외교부로 보호 장비를 발송했으며 이틀 뒤 8월 8일 세네갈 대사관(기니)과 나이지리아 대사관(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 공급한 것으로 확인하게 됐다면서 다시 외교부에 에볼라 발생 국가 교민과 파견근로자들에 제대로 공급됐는지를 알아본 결과 대사관 직원에게만 지급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처럼 질병관리본부와 외교부가 심각한 전염병이 발병, 급속도로 확산되는 현지에서 4개월 뒤에 개인보호 장비를 늑장 지원한 것도 문제지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교민과 파견근로자를 아예 외면하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을 벌였다”고 개탄했다.
이 뿐만 아니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에볼라의 전염경로, 확산된 현지 사정을 제대로 파악 못해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린 정부의 무능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김 의원에 따르면 외교부는 기니의 경우 지난 3월 28일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가 5월 19일엔 특별여행주의보로 하향 조정한 후 8월 1일에는 다시 특별여행경보로 상향, 발령했다.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은 7월 8일 특별여행주의보에서 8월 1일에 특별여행경보로 상향조정하는 등 오락가락한 행정명령발령으로 교민 등 국민들의 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에볼라출혈열은 어떤 전염병인가(?)
이 질환을 일으키는 에볼라 바이러스(Ebolavirus)는 마버그 바이러스(Marburgvirus)와 함께 필로 바이러스과에 속하는 단일가닥 RNA바이러스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처음 발견된 장소에 따라 이름이 붙여져 Zaire, Sudan, Cote d’lvoire, Reston 4개의 아종으로 분류된다.
필리핀 Reston 아형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프리카 기원의 바이러스다.
어떤 증상을 나타내나(?)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짧게는 3일, 길게는 16일 간의 잠복기 후, 갑자기 심한 두통, 발열, 근육통, 오심, 구토가 나타난다.
발열이 계속되면서 심한 설사를 하게 되며 대개는 기침을 동반한 가슴통증이 발생한다.
전신에 기운이 없어지며, 혈압과 의식이 떨어지게 된다.
발병한 뒤 5~7일째엔 대개 구진 같은 피부발진이 나타나며 이후엔 피부가 벗겨진다.
이 시기쯤부터 피부와 점막에서 출혈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얼굴과 목, 고환의 부종, 간종대, 안구충혈, 인후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회복하는 경우엔 발병 10~12일 후부터 열이 내리면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해열됐다가 다시 발열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검사는 대개 혈액을 통해 확인한다.
ELISA법으로 바이러스 항원을 검출, 확인하는 것이 민감하면서 확실한 진단 방법이다.
바이러스를 배양해 직접 검출하거나, RT-PCR(핵산중합효소반응)로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현재까지는 쇼크나 혈량 저하, 출혈경향에 대한 보존적 치료 밖에 할 수 없다.
에볼라에 감염되면 저혈압과 출혈에 의한 다발성 장기 손상이 발생, 발병 후부터 7~14일경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회복하는 경우엔 발병 10~12일 후부터 열이 내리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예방법으로는 아직 없다.
발병지역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출혈열의 전파를 차단하는 여러 방법들이 시도되곤 하지만 아직까지 자연 숙주나 감염경로가 밝혀진 것이 부족해 초기 감염을 예방하기가 어렵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환자를 격리시켜 혈액이나 분비물이 타인에게 접촉을 막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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