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의협 추무진 회장 6일간 단식‥양 단체 ‘정면충돌’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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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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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무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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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건 한의사협회장(사진)이 한의사의 초음파와 엑스레이 사용을 불허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반발,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앞 노상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김 회장은 28일 "현행의료법에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근거가 없다. 하지만 지금껏 한의사가 엑스레이를 사용하지 못했던 이유가 단지 보건복지부령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에 관한 규칙’안에 사용자범위에서 한의사가 20년간 누락돼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물리학, 전기·전자, 방사선학 석사학위 소지자나 치위생사도 포함된 안전관리책임자에 한의사, 단 세 글자만 넣으면 해결되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반드시 철폐할 것과 국민과 대통령께서 직접 챙겨줄 것"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한 뒤 곧바로 노상단식에 돌입했다.
김 회장은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에 면담 요청과 지난 23일 권덕철 실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지만 지금껏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문제나 이를 요구하는 한의협이 국민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이익집단행동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굉장히 자제하고 노력해왔다"면서 "하지만 한의사협회회장으로써 취할 수 있는 행동으로는 거리로 나와 국민과 대통령께 호소길 밖에 없었다"며 노상단식을 극단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이날 김 회장은 경찰의 퇴거 요청과 단식장 설치제지로 단식 장소를 한의협으로 옮겨 기약 없는 단식에 들어갔다.
이로써 이번 김 회장의 단식에 앞서 의협 추문진 회장의 6일간 단식이 벌어지는 등 양 단체장이 나서면서 두 직역간의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이며 한 치 양보 없는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김 회장의 노상단식은 지난 22일 복지부의 한의사 초음파, 엑스레이 사용 불허 방침이 전해지면서 비롯됐다.
당시 한의사협회는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의사협회의 갑질에 굴복한 것"이라면서 "20일부터 시작된 추무진 회장의 단식과 25일로 잡힌 양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를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양의사협회의 눈치를 보며 달래기를 위한 발표에 지나지 않는다"며 맹비난했었다.
한의협은 "규제기요틴은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잘못된 제도와 법령을 개혁해 국민과 대한민국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엑스레이나 초음파 등 규제개혁에서 논의조차 하지 않고 기존의 법령과 판결 내에서 해결하겠다는 복지부의 이번 발표는 전형적인 면피성 발언"이라며 비난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앞서 의협 추무진 회장의 6일간 단식은 당시의 정부의 방침이 한의사의 의료기기사용 쪽으로 흐르자 이에 협회가 크게 반발한 뒤 이어 벌어졌었다.
추 회장은 20일 국민건강보호와 의료영리화 저지를 목적으로 단식투쟁에 나섰다.
오전 10시 추 회장은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주차장에 설치한 천막에서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규제 기요틴을 겨냥해 보건의료정책을 수정할 때까지 단식을 통해 “양심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의협의 국민건강보호와 의료영리화 저지를 골자로 한 선언문을 읽어 내려갔다.
추 회장의 단식투쟁은 ‘보건의료 기요틴’ 정책에 반발, 시작됐다.
추 회장은 “정부가 경제논리를 핑계 삼아 의료전문가와 상의 없이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 정책을 강행하는가 하면 한의사들에게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려 한다”며, “국민건강에 위험요소가 되는 정책들을 왜 밀어 붙이는지 다시 한 번 되묻고 싶다”면서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추 회장은 이 시간부터 ‘보건의료 기요틴’을 ‘국민건강·안전 외면정책’으로 규정한다면서 규제철폐가 아무리 다급해도 반드시 지켜야 할 ‘국민건강과 안전’이라는 기본원칙의 마지노선을 넘는 ‘나쁜 정책’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에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추 회장은 “한의사와 의사는 대학교육과 수련과정, 질병 치료에 접근방법이 엄연히 달라 의사와 한의사라는 다른 면허를 부여하고 있다”며, “한의사가 현대의학의 영역인 의료기기를 사용하려면 이에 필요한 절차와 교육을 통해 다시 의사면허를 추가로 취득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한의협은 “오직 의료계의 이익만 위해 이 문제를 직능간의 갈등 또는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가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의협회장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방송토론이나 글 기고보다 돌연 단식이란 꼼수를 선택했다“면서 “보건의약계와 언론에서조차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추 회장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당겼었다.
현재 정책의 흐름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서 초음파와 엑스레이 불허로 바뀌면서 이들 직역의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이를 중재해야 할 복지부는 이렇다. 저렇다 하는 방안을 내놓지 못한 채 심각하게 지켜보면서 입을 굳게 닫고 있어 이들 직역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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