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수 회장 "무분별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 방지와 적정 병상수급 시스템 구축 시급"
"중앙정부, 직접 병상수급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는 제도 필요"
"지역 간 병상 불균형 해소와 각 지역 특성에 맞는 관리 계획 수립돼야 한다"
[보건타임즈]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적정 병상수급'이 다급하며 이를 강력하게 추진할 의료 정책이 필요하다.
대한의사협회는 28일 의협회관에서 가진 긴급기자회견(사진)에서 의료인력 쏠림의 가속화로 동네병원이 소외,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의협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8개로 OECD 평균(4.3개)의 2.9배다.
급성기 치료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7.3개로 OECD 평균(3.5개)의 약 2.1배로 나타나 전체 병상 수와 급성기 치료 병상 수가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았다.
반면, 병상 이용률이 낮은 데다 재원 일수가 길어 병상 자원 활용이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게 의협의 지적이다.
이처럼 수요보다 병상이 과잉 공급되는 상황에서 현재 수도권에만 9개 대학병원이 11개의 분원 설립을 추진해 오는 2028년이 되면 수도권에 6,000병상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지역 간의 병상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병상의 과잉공급은 의료이용의 과잉을 부추기고, 이로 인해 국민의료비 증가와 의료자원의 낭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도권 대학병원의 경쟁적 분원 설립은 지역 내 환자는 물론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등 의료인력까지 무분별하게 흡수해 지역 주민의 일차적 의료를 담당하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운영에 막대한 피해를 줘 폐업률을 높이는 등 지역 의료체계에 큰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의협은 이미 심각해진 수도권 대형병원의 쏠림 현상과 열악한 지역의료 인프라로 지역 간의 의료 격차가 심한 데다 지역 필수의료가 붕괴 위기에 처해 국민조차 이를 경계하는 것은 물론 병상, 의료인력, 환자의 수도권 집중을 유발하는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의 설립이 지역의료 특히 지역 필수의료의 붕괴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이필수 회장은 "그간 대한의사협회가 수도권 대학병원이 분원을 서로 설립하려는 경쟁이 가져올 의료 대재앙에 경고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면서 "작년 정부와 필수의료 살리기 협의체, 최근 정부와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수도권 대학병원의 분원 설립 제한 대책'을 신속히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며 "무분별한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 방지와 적정 병상수급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중앙정부가 직접 병상수급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 간의 병상 불균형을 해소와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관리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의협은 의료자원이나 지역별 특성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한 병상수급 기본시책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여기에 효율적이면서 합리적인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 제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충분히 논의, 협의할 구조를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의협은 국회·정부와 지속적인 소통과 협조를 통해 올바른 병상수급 대책을 마련,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는 지역의료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전국 어디에서나 국민에게 최선의 의료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협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제도적 개선을 통해 노인의 의료비 문제를 극복한 일본의 사례를 들어 지속 가능한 병상수급을 위해서는 '초고령사회 대비 의료돌봄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은 2009년 지역포괄시스템에 정의를 제시, 2011년 지역 포괄 케어의 5가지 요소(의료, 개호, 예방, 주거, 생활 지원 서비스)로 확정했으며 지역 포괄케어시스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의료법 포함 19개의 법률을 개정해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런 의료개혁의 성과로 외래진료는 2022년 정점 이후, 입원 진료도 2034년 기점으로 이후 각각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의협 이상운 부회장은 "수도권 중심의 일정 규모 이상 병상수급 시 건축 전 단계에서 검토 단계를 거쳐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무분별한 병상수급은 결국 의료비 증가로 이어져 즉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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