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정·노주혜 교수, '돼지 적혈구' 원숭이에 투여한 이종(異種)수혈 효과와 안전성 분석
무균돼지, 인간 혈액과 호환성 높인 형질전환 TKO 혈액, '임상용 적혈구'로 각각 제조
인간과 특성 비슷한 '시노몰구스 원숭이' 실험군 1, 실험군 2, 대조군에 배정
각각 25% 실혈한 다음 '실험 군1에 WT 돼지 적혈구, 실험 군2엔 TKO 돼지 적혈구' 수혈
모두 수혈 후 첫날까지 '적혈구 수, 헤마토크리트와 헤모글로빈 수치 등' 개선
TKO 돼지 적혈구, WT 돼지 적혈구보다 '전신적인 부작용 덜함' 확인
수혈된 돼지 적혈구, '24시간 이후 순환 혈액서 사라짐에 강력한 항체 반응 등' 부작용 관찰
논문,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Immunology 6월호' 게재
[보건타임즈] 세계 최초로 돼지 피를 인간과 비슷한 영장류 원숭이에 수혈한 후 혈액학적 지표가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연구는 전 세계 인류가 겪고 있는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할 해법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최근 혈액 기증 감소가 의료계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약 305만 건에 달했던 혈액 기증 실적이 2023년엔 277만 건으로 약 9% 감소했다.
또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헌혈이 가능한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데다 C19 사태까지 겹치면서 혈액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한림대학교성심병원(병원장 김형수) 진단검사의학과 강희정(사진 좌)·노주혜 교수(우) 연구팀과 안전성평가연구소 황정호 박사 연구팀, 바이오 기업 옵티팜(대표 김현일)은 사회적 혈액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돼지 적혈구를 비인간 영장류 원숭이에 투여한 이종(異種)수혈의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했다.
돼지는 장기의 크기나 적혈구 기능 등 생리적인 요소들이 사람과 유사해 최근 이종이식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선 연구팀은 일반 실험용 무균돼지(WT)와 인간 혈액과 호환성을 높인 형질전환 돼지(삼중유전자 제거, TKO)의 혈액을 임상용 적혈구제제로 각각 제조했다.
이후 인간과 특성이 비슷한 시노몰구스 원숭이 12마리를 실험군 1, 실험군 2, 대조군에 4마리씩 배정한 뒤 각각 25%의 실혈(혈액 손실)을 유발한 다음 실험 군1에 WT 돼지의 적혈구, 실험 군2엔 TKO 돼지 적혈구를 각각 수혈했다.
연구팀은 다음으로 출혈 전과 출혈 직후, 수혈 후 21일 동안 혈액 대신 생리식염수를 주입한 대조군과 비교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이 결과 실험군 모두에서 수혈 후 첫째 날까지 적혈구 수, 헤마토크리트와 헤모글로빈 수치 등 혈액학적 지표가 개선됐으며 TKO 돼지 적혈구가 WT 돼지 적혈구보다 전신적인 부작용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험군에 수혈된 돼지 적혈구는 24시간 이후 순환 혈액에서 빠르게 사라졌으며 강력한 항체 반응이 나타나는 등의 부작용이 관찰되기도 했다.
노주혜 교수는 "돼지 적혈구 수혈은 수혈 후 24시간까지 혈액학적 지표를 효과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으나 이후엔 생체 반응으로 효과가 제한되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즉각 혈액학적 이점을 입증했지만, 이종수혈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생체 반응을 회피할 추가 돼지 유전자 변형과 면역 억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 책임자 강희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종수혈을 임상에 적용할 중요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한다"며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이종수혈 프로토콜 개발과 유전적 변형을 통해 돼지 적혈구가 인간 적혈구를 대체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민군협력진흥원이 전담기관으로 진행하는 국책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야생형과 삼중유전자 제거 돼지 적혈구의 영장류 수혈의 효과와 안전성 조사(Investigation of the efficacy and safety of wild- type and triple-gene knockout pig RBC transfusions in nonhuman primates)'라는 주제로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Immunology’(Impact Factor=5.7) 6월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9-13 18: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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