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유방암 치료 후 빈번한 전이 검사, '생존율 향상'에 큰 도움 안 된다

'국내 11개 병원과 한국유방암학회 생존자연구회' 공동 연구결과 발표

문형곤 교수·보라매병원 천종호 교수팀, '유방암 수술 환자, 전이 검사 빈도-생존율' 분석

고빈도 원격 검사 '전이 조기 발견' 가능성 ↑‥생존율 향상과 큰 연관 없음

전체 환자 7.3%서 '원격 전이' 발생‥고빈도 검사군, 저빈도 검사군보다 더 빨리 발견

유방암 고빈도 검사군 생존율, 저빈도 검사군과 '유의미 차이 없음'

논문, 국제 학술지 'Annals of Surgical Oncology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유방암 치료 후 빈번한 원격 전이 검사는 뼈, 폐, 간 전이 조기 발견에 유용하 지만, 생존율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보기)

고빈도 검사는 전이를 더 빨리 발견하는 데 유리하지만, 생존율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등 맞춤형 추적 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문형곤 교수(사진 좌)·서울시 보라매병원 외과 천종호 교수(중), 전북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윤현조 교수(우)팀은 한국 유방암학회 생존자연구회와 함께 2010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11개 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4,130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격 전이 검사 빈도와 생존율 간의 관계를 분석한 후향적 다기관 연구결과를 30일 이같이 발표했다.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 암 중 가장 흔한 암이다.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체 여성 암 환자의 22.2%를 차지한다.

사망률은 다른 암종보다 비교적 낮지만, 유병률이 높아 일차 치료 이후의 관리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원격 전이 검사는 암이 원래 발생한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장기나 조직(뼈, 폐, 간 등)으로 전이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검사다.

주로 CT, MRI, PET-CT, 뼈 스캔 등의 영상 검사 방법을 사용한다.

국제 유방암 진료지침에선 무증상 유방암 환자에게 정기적인 원격 전이 검사를 권장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재발의 우려와 조기 발견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많은 환자가 빈번하게 검사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전체 환자들의 원격 전이 검사 빈도의 중앙값을 기준으로 ▲ 고빈도 검사군 ▲ 저빈도 검사군으로 나눈 후 9년 2개월 동안 추적 관찰하며 상호 생존율을 분석했다.

이 결과, 전체 환자의 7.3%인 301명에게서 원격 전이가 발생했다. (그림)

고빈도 검사군이 저빈도 검사군보다 전이를 더 빨리 발견하는 경향을 보였다.

뼈, 폐, 간 전이에서 고빈도 검사가 조기 발견에 유리, 조기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유방암 특이 생존율(BCSS, Breast Cancer-Specific Survival) 분석에선 고빈도 검사군의 생존율이 저빈도 검사군보다 낮았다.

이는 검사의 빈도가 생존율 향상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예후가 나쁜 환자들이 더 자주 검사를 받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추가로, 유방암 병기 등 다양한 임상 요인을 바로잡은 다변수 분석과 성향점수 매칭 분석에서도 고빈도 검사가 생존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빈번한 영상 검사가 폐와 뼈 전이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유용했으나, 생존율 향상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중요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전북대병원 윤현조 교수 겸 한국 유방암학회 생존자연구회장은 "모든 유방암 환자에게 빈번한 원격 전이 검사를 시행할 필요는 없다"며 "환자의 상태에 맞춘 맞춤형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문형곤 교수는 "이 연구는 유방암 환자들이 일차 치료 이후 원격 전이 검사 시행에 앞서 검사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제공,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 보라매병원 천종호 교수(외과)는 "이 연구는 2010년 치료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분석이어서 최신 진단 기술과 치료법의 발전을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며 "이러한 요소들을 반영한 대규모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연구팀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지원하는 2022년도 한국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Surveillance for Distant Metastasis in Breast Cancer Patients Who Underwent Contemporary Management: A Report from the Korean Breast Cancer Society Survivor Research Group'이란 주제로 미국종양외과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nnals of Surgical 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