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임신중절 문제에 대해 단속과 처벌보다는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 이하 산의회)가 지난 12월 7일부터 1월 6일까지 한달 간 ‘와이즈우먼의 피임생리이야기’(http://www.wisewoman.co.kr/piim365)를 방문한 여성 1,2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실제 인공임신중절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피임교육과 정확한 피임방법’이라는 응답이 78.4%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출산 양육과 관련된 사회적 지원’ 45%, ‘순결의식과 생명존중에 대한 윤리교육’ 31%, ‘단속 강화’라는 응답은 13%에 그쳤다(표).
또 임신중절을 해소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교육내용으로 ‘정확한 피임방법’이라는 응답이 69%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임신중절로 인한 합병증과 부작용에 대한 정보’ 14%, ‘생명존중에 대한 윤리의식 고취’가 11%였으며, ‘여성의 순결의식 강조’라는 응답은 0.9%에 그쳤다. 문제는 이런 여성들의 인식과 달리 현실에서는 아직도 실질적인 피임교육이 매우 미흡하다는 점이다.
가장 도움이 되는 성교육을 받은 곳은 어디냐는 질문에 51.3%가 ‘인터넷이나 친구’를 꼽았고, ‘학교, 선생님’이라는 응답이 16.5%였으며, ‘병원이나 의사’의 도움을 받은 사람은 10.1%에 불과했다.
이는 그동안의 성교육이나 피임교육의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0점부터 5점까지 6점 척도로 교육내용의 효용성을 조사한 결과 ‘보통 이하’라는 응답이 윤리적 측면에서 80.9%, 만족스러운 성생활측면에서 81.5%, 안전한 피임 측면에서 77.2%로 성교육이나 피임 교육내용의 효용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임신중절을 줄이기 위해 여성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피임상담’이라는 응답이 47.1%로 가장 많았고, ‘여성 주도적인 성문화 확립’이 32.6%, ‘혼전순결의 중요성 인식’ 10.8%, ‘출산과 양육에 대한 헌신적인 자세’ 9% 순이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피임상담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지만 실제로 피임과 관련해 병원이나 의사의 도움을 받은 여성은 10.1%에 불과해 향후 사회적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중절 근절을 위해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대해서는 단속 실효성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도 근절이 어렵다’는 생각이 58.5%, ‘임신중절을 쉽게 생각하는 인식 변화를 위해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51.4%, ‘음성화된 불법 임신중절을 선진국처럼 합법적으로 바꾸자’는 의견도 37.3% 였으며, ‘단속과 처벌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은 15%에 그쳤다.
한편 산의회가 내부적으로 산부인과 의사들의 임신중절과 관련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불법적인 수술을 하길 원치 않았다.
하지만 일선 진료실에서 상담 시 경험하게 되는 ▲현 제도의 불합리성과 모순 ▲정말 여성 건강을 생각하고 있는지 ▲불가피한 사회 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등 현실적인 문제를 거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임신중절을 허용하는 모자보건법의 개정을 고려해야한다는 의견이 90%였다.
산의회는 “임신중절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하지 않은 사회병리 현상이며, 단시간 내에 단속과 처벌을 통해 해소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통해 전반적인 사회의 윤리의식, 경제수준, 제반시설, 교육 및 보육 시설 등등 모든 것이 조화로운 변혁을 이룰 때 호전될 수 있는 것이고,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학생과 일반인 상대 교육 및 진료 상담 등을 통한 꾸준한 사회 참여 및 전문지식의 사회 환원이다”고 밝혔다.
한편 산의회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사회운동을 지향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대한민국 출산대계를 위한 대 국민 캠페인 ‘아이 드림 코리아(I DREAM KOREA)’ 를 통해 지속적인 사회운동화 할 것을 강조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8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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