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열흘째 의식불명…“쓰러진 지 5시간40분 뒤 수술”
최근 전남대병원이 긴급 이송된 환자를 방치, 허술한 응급의료체계로 문제에 휩싸이게 됐다.
현재 환자는 열흘째 의식불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광주·전남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응급의료 권역별센터로 지정돼 있는 전남대병원은 ‘당직근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조처를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아 전반에 걸쳐 보건당국의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면 지금까지 받던 지원혜택이 전면 중단되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26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17일 저녁 8시께 기아차 광주공장의 기숙사 경비실 앞에서 쓰러진 김 모 군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김 군은 즉시 119에 신고 돼 구급차에 실려 인근 광주한국병원으로 옮겨졌다.
광주한국병원은 오후 8시27분 김 군이 도착하자 컴퓨터 단층(CT)촬영으로 뇌지주막하 출혈을 확인한 뒤, 전남대병원로 연락, ‘환자를 보내겠다’는 승락을 받았다.
이런 조처까지 21분이 걸렸다.
당시 김군은 주민등록번호를 말할 정도로 의식이 있는 뚜렷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남대병원은 오후 9시3분 김 군이 도착하자 단층촬영 등 재검사를 하면서 2시간7분이 지난 뒤 다시 광주기독병원으로 이송했다.
전남대병원 측은 “오후 9시24분 다른 뇌출혈 환자(71)가 들어와 병실도, 인력도 부족했다”고 해명했지만 이 환자의 수술은 다음날 저녁 6시가 되서야 시작됐다.
이 때문에 전남대병원은 김 군 이송을 받아들이고도 ‘당직근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조처를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는 김 군이 토요일 저녁 병원 응급실을 전전하다 세번째 병원에서 쓰러진 지 5시간40분이 지나서야 수술을 받았다”며 “병원 3곳의 진료기록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군의 아버지는 “자기 가족이라면 이렇게 몇 시간씩 방치했겠느냐”며 “이 병원, 저 병원에서 검사한다며 금쪽같은 시간을 흘려보내는 바람에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전했다.
김군은 밤 11시33분 세 번 째 광주기독병원에 도착한 뒤 다음날 새벽 0시40분부터 5시30분까지 뇌동맥류 결찰술을 시술받았지만 열흘째 의식을 못 찾고 있다.
광주시 예방의약 관계자는 “김 군의 경우 두 시간 안에 수술을 했어야 한다”며 “광주지역의 응급의료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1: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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