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쌍벌제(制)가 아니라 리베이트 죄, 쌍벌죄(罪)다

소망=아쉬움은 지는 해에 묻고 희망은 뜨는 새해에 품자(寫眞作家 / professional photographer = 鏡巖 / mohwjskim@hanmail.net) 위 작품은 작가의 저작권 보호로 무단복제, 복사, 배포할 수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달력, 그림첩 제작 등에 필요한 작품이 있으면 작가 또는 BKT 편집부로 연락, 협조를 받으시기 바랍니다.(BKT 편집부)

1년 전부터 올해 한해까지 의약계를 들쑤셔 놓은 것이 쌍벌제(雙罰制)다.
그만큼 의약계가 쌍벌제에 민감했고 듣기를 싫어했으며 횟수로 거의 2년 동안 보건타임즈 뉴스나 기사 속에 들어간 건수만 수백 건에 이른다.

쌍벌제란 보건복지부 전 모 장관이 리베이트 근절을 성토하며 약사법을 비롯해 의약관계 법률 개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의약계는 당시 정부가 브리핑이나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쌍벌제란 말을 쉽게 꺼내 법률어인지 아니면 제도인지를 구분하지 못했다.
단순하게 의약계 종사자란 소속감이나 자신이 대상이라는 것 때문에 귀를 기우렸고 반대해왔다.

이 때문에 쌍벌제란 어원을 두고 논쟁까지 벌어지곤 했다.
이를 지켜봐온 보건타임즈는 올 한해 뉴스에서 쌍벌제(雙罰制) 대신 쌍벌죄(雙罰罪)를 고집해서 써왔고 제(制)를 죄(罪)로 잘못 표기했다는 오해까지 들어야 했다.
의약품 거래조건으로 리베이트를 주고받는 행위를 범죄로 여겨 처벌한다는 의미에서 리베이트 죄 또는 불공정거래위반 죄란 말을 사용하는 게 옳은 듯싶다.
이 때문에 보건보건타임즈는 지금도 쌍벌죄(罪)로 쓴다.
쌍벌죄(罪)가 법 논리상 맞는다는 판단에서다.

어느 군(群)에선 정부가 늘 써온 쌍벌제가 옳다는 논리까지 폈다.
모 고위관리자는 현행 법률 조항 안에 불공정거래위반행위를 처벌한다는 내용이 들어갔지만 쌍벌제나 쌍벌죄를 쓴 적이 있는가(?). 제도상 쉽게 말하는 것을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쌍벌제란 지어 낸 신조어에 불과하다.

어떤 이는 리베이트에 누가 조사나 수사를 받았고 수사망에 왜 걸렸으며 어떻게 처벌받았는지가 중요하지 쌍벌제 또는 쌍벌죄를 따져 봐야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대꾸한다.

그의 주장이 너무 현실적이긴 하지만 쌍벌제가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의약인의 행위를 도마에 올려놓고 범죄인지 아닌지를 재는 잣대가 된다는 것을 잊은 것 같아 안타까워 보인다.

다시 말해 쌍벌제는 제도, 쌍벌죄는 죄명이라는 것을 알고 넘어가자는 뜻이다.
처벌법에나 들어가야 할 쌍벌(죄)를 제로 바꿔 의약법률에 끼워 넣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막말로 쌍벌제가 제도 또는 법이 되던 간에 음지에서 생긴 리베이트 관행을 양지로 끌어내 건전하게 의약품 상거래로 정착시켜 국내 제약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기대와 달리 쌍벌제(雙罰制)는 의약 인을 옥죄고 처벌까지 하는 강제 법으로 바뀌어 이를 집행하는 정부와 불복하는 보건의료의약종사업종간의 법정싸움만 양상해냈다.

올해 의약분야에서 벌어지는 소송 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툭하면 소송이 벌어졌다는 뜻이다.

문제투성이 된 쌍벌제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정책입안자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상위법이면서 기본법이 되는 헌법에 문제가 더 있어 보인다.
근거중심의 법제정상 상위법 기준 범위 내에서 하위 법령을 만드는 절차를 감안하면 헌법의 문제가 쌍벌제에 그대로 옮겨진 인상을 준다.

우리나라 헌법은 1948년 7월 17일 제정, 공포되면서 조항 근거중심의 대륙 법에 판례법이 뒤섞여 만들어져 기형 법 또는 형식적으로 짜 맞췄다고 해 누더기 법으로 불리곤했다.

툭하면 소송이 벌어지는 쌍벌제도 누더기 법 내 조항으로 평가 절하되곤 한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선 헌법부터 재수정할 필요하다는 자정의 목소리까지 나오곤 한다.

이제 며칠이 지나면 새해를 맞는다.
과거사는 지는 해에 묻어버리고 쓴 소리는 곱씹어가며 국민의 건강과 우리의 보건의료사업 발전에 혼 힘을 쓸 때가 온 것이다.

새해 시작부터 이러한 문제투성이를 털어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