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우 차인표 씨의 동생이 구강에 생긴 암으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안타까운 생명까지 앗아간 구강암에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강암이란 입안에 생긴 암 세포로 된 종괴(덩어리)다.
한국인에게서 암이란 주로 위나 장과 같이 내장 부위에 생기거나 간혹 TV 다큐멘터리에서 보아온 소아암이나 뇌종양으로만 각인돼 '구강에도 암이 생기는가?' 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구강암이 우리나라에선 비교적 비호발암이지만 인도나 대만 등에서는 우리가 다빈 도암으로 꼽는 위암만큼이나 많이 생기는 난치성 암이다.
31일 서울대치과병원에선 입과 턱, 그리고 얼굴 부위에 생기는 ‘구강암’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무료건강강좌를 가졌다.
구강암은 다른 암과 달리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구강-턱-얼굴에 발생해 수술이 까다로운데다 초기엔 잇몸병이나 구내염처럼 보여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육안으로 식별 또는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병기가 한참 진행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운 무서운 병이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구강암 전문의 명 훈 교수(사진)는 ‘구강암의 5년 생존율이 50%미만인데다 중기 이상의 경우 30%대로 급격히 떨어지며 재발률이 높고 전이가 잘되는 악성질환’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구강암은 수술부위가 입 부위여서 수술을 하게 되면 먹고 마시고 말하는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한편 노출이 불가피해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으로 생긴 고통도 심각하다.
명 교수는 “수술 후 환자들이 겪는 후유증 중 제일 안타까운 것은 평소 잘 안기던 손자, 손녀들이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과 입이 무섭다고 가까이 오지 않는 모습을 볼 때”라며 “슬픈 일이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구강암환자가 과거와 달리 비교적 젊은 40~50대 층에서 늘어나 한창 일할 나이에 수술로 사회를 등지게 된다는 거다.
명 교수는 “입, 턱, 얼굴 부위는 병소를 바로 찾기 힘든 몸 속 내장과 달리 가까운 치과에 가서 의사에게 한번 보이기만 해도 이상을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금연해야 한다. 구강암 발생엔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지만, 지금까지 의학적으로 증명된 가장 확실한 것은 흡연” 이라며 금연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치과병원 병동에서 구강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보면 담배는 전혀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구강암은 일단 걸리면 먹고 마시고 말하고 상대방을 상대하는 기능이 사라지는 무서운 병이다. 치과에 정기적으로 방문, 검진을 받는 것이 구강암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거듭 당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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