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2월 시장형 실거래가 재시행’ 웬 날벼락

문 장관이 꺼낸 “제로베이스서 재검토는 제도가 쓸모 있나없나 따지려는 것 아닌가(?)”

하루아침에 바뀐 보건복지부의 일관성이 없는 조변석계(朝變夕改)로 제약계가 패닉에 빠졌다.(사진/ 16일 오전 서울 방배동 제약협회 4층 회의실에서 만난 문형표 장관(왼편)과 이경호 협회(오른편)

이 황당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어제(16일) 오전쯤 문형표 장관이 제약협회를 찾아와 시장형 실거래 가 시행여부에 잔뜩 긴장, 촉각을 세웠던 제약 계에 협의체를 구성해 제로베이스(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제안을 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제약 계는 이런 문 장관의 성의 있는 제의를 환영하며 합리적이면서 상식적인 선에서 결과를 도출하길 기대했다. 여기에 문 장관이 “정부와 제약협회, 그리고 전문가 등으로 협의체를 최대한 빨리 구성해 정확한 데이터 등을 분석해가며 시장형 실거래가를 제로베이스 선상에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 이를 제약 계는 재시행 여부를 심도 있게 따져 보자로 새겨듣게 된데다 약가나 제약 산업에 부작용이 많은 제도이기에 문제가 드러나면 복지부가 즉시 연기하거나 폐지할 것이란 기대를 가졌다.

이 때문에 눈엣가시 시장형 실거래 가에 골머리를 앓던 제약 계로선 당면된 현안을 풀게 돼 한시름 덜게 될 것으로 알고는 쾌재를 부르는듯했다.

이도 잠시였다.

17일 겨우 하루도지나지 않아 내년 2월 시장형 실거래가 재시행을 전제로 협의체를 구성키로 제약 계와 협의했다는 복지부발 기사보도가 언론에 뜨면서 문제가 터져 상황은 뒤바꿨다.

제약계는 내심 복지부가 내년 2월 시장형 실거래가 재시행을 연기하거나 폐지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다른 보도가 나오자 허탈해하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다.

제약업계 내에선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장관 자신이 꺼낸 계획이나 결정 따위를 스스럼없이 바꾸는 것 아니냐(?). 제로베이스라면 원점이란 뜻으로 재시행이라는 말을 끼워 놓을 수 없는 거다. 시장형 실거래가 시행 제로베이스 재검토란 다시 잘 따져 보자는 것 아닌가. 아침저녁으로 뜯어고치거나 뒤바꾸는 게 약가정책인가. 이에 맞는 별칭은 조변석개다며 문 장관을 싸잡아 복지부를 겨냥해 막말을 여과 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쯤 되자 제약 계는 즉각 反시장적·비도덕적 시장형 실거래가제의 무조건 재시행. 밀어붙이는 복지부식 일방통행 행정을 즉각 중단하라며 성명서를 통해 포문을 열었다.

이 성명서는 문 장관이 꺼낸 제안은 진정성에 의문만 남기는데다 혼란만 가중시킬 2월 시행을 앞두곤 전제 협의체 참여가 무슨 의미 있나(?)라며 그의 제안을 환영하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결과를 도출하길 기대했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복지부 고위 관료들이 2월부터 재시행을 전제로 한 협의체 구성이란 못 박은 사실에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개탄의 목소리를 냈다.

성명서

反시장적·비도덕적 시장형 실거래가제 무조건 재시행.
밀어붙이는 복지부식 일방통행 행정을 즉각 중단하라

- 문형표 장관의 제약협회 방문과 협의체 구성제안의 진정성 의문 -
- 혼란만 가중시킬 2월 시행 전제 협의체 참여가 무슨 의미 있나 -

우리는 지난 16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한국제약협회 방문과 협의체 구성을 통한 제로베이스에서의 시장형 실거래가제 검토 제안을 환영하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결과를 도출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를 통해 복지부 고위 관료들이 2월부터 재시행을 전제로 한 협의체 구성이라고 못박은 사실을 접하고 경악을 금하지않을수 없다.

과연 그렇다면 문형표 장관의 제약협회 방문과 협의체를 통한 제로베이스에서의 검토 제안은 이미 재시행을 확정해두고 보여주기식 통과의례에 불과했다는 말인가? 우리는 그 진정성을 의심할수밖에 없다.

재시행을 전제로 하는 협의체 구성은 혼란만 가중시킬뿐이며 그러한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상식적으로 결론을 내려놓고 하는 협의체 구성과 제로베이스에서의 재검토가 말이 되는가. 당연히 제도 재시행을 유예하고, 충분한 협의를 통해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돌리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야말로 행정과 정책이 가야할 올바른 길이다.

시장형 실거래가제는 과거 실거래가대로 청구하지않는 불법적 현상이 심하던 시절에 실거래가 청구를 유도하기위해, 불법적 허위청구를 하지않고 실제 구입가격을 신고하는 요양기관에 거액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던 제도이다. 이 제도가 지닌 여러 문제점에 대해 제약업계뿐만 아니라 국회와 시민단체, 대한약사회와 한국의약품도매협회 등 각계가 지적하며 폐지를 요구해왔는데도 무조건 2월부터 재시행하겠다는 것은 민심에 대한 무시라고 할수밖에 없다.

복지부가 납득하기 어려운 물리적 시간 부족을 들어 재시행 불가피론을 펼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의지만 있다면 폐지와 시행유예 등을 위한 조치를 하는데 시간은 충분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아무런 전제조건없는 협의체를 구성, 신속히 시장형 실거래가제를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

우리가 요구하는 반시장적인 시장형 실거래가제의 폐지야말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인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돌리는 것’에 가장 부합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확신한다.

2013. 12. 17
한국제약협회

관견기사

정부-제약협회, ‘시장형 실거래가 시행 재검’ 합의
문형표 장관-이경호 협회장 16일 “협의체 구성‥원점서 문제 들춰 본다”
☞ http://www.bktimes.net/detail.php?number=48393&thread=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