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협, 보건복지부 ‘간호인력 개편 방향’에 대한 입장
간호사계가 지난해부터 추진되는 정부의 간호인력 개편안 중 경력+교육+시험을 가산한 자격 상승체계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와 함께 절대 불가입장을 내놨다.
또 간호인력 개편안의 개선과 여러 대안을 제시, 눈길을 끈다.
대한간호협회(회장 성명숙)는 이 같은 내용의 간호 계 입장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고 14일 밝혔다.
간협은 “보건복지부의 간호인력 개편안 발표 직후 신중한 검토가 필요했다”면서 “정책 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 5개월간 만에 연구결과가 나와 이를 기초로 지난해 11월 13일 대표자회의에서 간호계의 입장을 정리, 공문으로 복지부에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간협은 “정부가 꺼내 든 간호인력 간의 상승체계는 방향의 본질을 왜곡시켜 불필요한 논란만 키웠다”면서 “개편안 논의 의제에서 아예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경우를 현행 의사를 비롯해 여러 보건의료인력제도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것을 유독 간호 인력에 적용, 시행하는 것은 형평상의 문제가 있다”며 불가방침을 강조했다.
이러한 사례를 2004년부터 시행된 전문 간호사 자격에서도 찾았다.
간협은 “전문 간호사의 경우 전공전문분야에서 3년 이상 종사, 석사 취득자로 자격조건을 제한했을 뿐”이라며 “유독 간호보조 인력에게만 경력을 가산한 상승체계를 두겠다는 것은 형평성의 원칙에 너무나 어긋난 대표적인 사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간호보조인력에 간호대학 입학 시 특별전형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고려할 부분이라면서 환자의 안전차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가 제시한 새로운 학제 도입과 1·2급 실무간호인력으로 구성하는 간호보조인력체계에 대해선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간협은 “새로운 학제나 인력을 양성하는 것만으로 가계에 부담을 주거나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뿐이며 간호 인력간의 갈등만 초래, 정부가 추진하려는 간호인력 개편은 시작하기 전부터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면서 “현행 제도를 근간으로 삼아 보완하는 선에서 실제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인력-간호사, 간호조무사(또는 가칭 ‘간호지원사’)― ‘간병사(가칭/요양보호사 국가자격취득자)를 중심으로 한 간호인력 3단계 개편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간호보조인력을 가리키는 직종명이나 면허·자격에 대해선 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간호사와 혼동하지 않도록 제한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한편 연구결과 다수의 의견이 모아진 가칭 ‘간호지원사’로 대처할 의향이 있는지를 타진했다.
간호인력 간의 업무체계 확립, 간호인력 양성기관 질 관리, 간호인력 양성기관 수급 관리에도 여러 대안을 쏟아냈다.
간협은 간호인력 간 업무체계의 경우 의사와 간호사의 관계에서 명시된 의사지도권을 사례로 꺼내들었다.
간협은 “이러한 진료업무체계에 맞도록 간호사에 간호조무사와 가칭 ‘간병사’, 간호조무사에겐 ‘간병사’의 지도·감독권을 각각 갖도록 간호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간호인력 양성기관의 질 관리에도 여러 대안을 주문했다.
간협은 “간호사의 경우 이미 한국간호평가원에서 양성기관의 질 관리를 통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 강화차원에서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인 양성교육기관의 평가인증을 의무화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유기홍 의원 대표발의)이 국회에 제출돼 입법,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에 따라 간호사 양성기관의 질 관리를 평가인증체계 통해 확립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의 경우는 양성기관으로 특성화고등학교가 운영되긴 했지만 대부분 사설학원 등에서 배출돼 질 관리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간협은 “제대로 갖춘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를 공급하기 위해선 이들 직종 양성기관의 관리·감독을 보건복지부의 책임 하에 두도록 함으로써 정부가 교육과정(이론, 실습), 교육시설, 교원 등의 규정을 직접 마련한 후, 민간전문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호인력 양성기관 수급 관리에도 개선을 요구했다.
간협은 “간호정책을 심의할 위원회를 정부 내에 법정기구로 둬 간호인력 전체 수급을 의결하도록 해야 하며 현안으로 떠오른 간호사 수급 불균형에 근본원인이 되는 간호사 임금과 근로여건을 고려해 간호 관리료와 간호수가에 노동 가치와 원가를 반영하도록 건강보험지불구조를 가장 먼저 개선함으로써 풀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이 간호사를 채용할 여력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간호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여기에 현행 포괄간호서비스병원(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 또는 서울의료원의 환자안심병원과 같이 간호사 인력 기준을 대폭 확대시켜 간호사의 노동 강도를 개선하는 방향도 간호사 수급 불균형을 막는 대안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간협은 정부가 내놓은 간호사 확보와 의료취약지역의 간호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 방안으로 공공의료와 같은 특정기관이나 지역에서 일정기간 근무하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기엔 ▲의료기관 이나 이런 기능을 갖춘 기관의 간호사 경력 우대 정책 ▲대형병원 미취업 대기간호사 축소 ▲병역법 일부개정을 통해 공중보건간호사제도를 도입, 의료취약지역이나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에 근무하는 것으로 갈음하는 남자간호사의 병역의무 ▲공중보건장학을위한특례법의 장학제도를 통해 의료취약지역에 근무 간호사 인력 확보 ▲지역 내 대학 중 정원이외 특별전형을 통해 일정기간 특정지역에 근무하는 간호사제도 도입 등과 같은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환자안전과 간호사의 선택권 존중을 전제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밖에 간협은 “지난해 11월 13일 대표자회의에서 이같이 의결된 사항을 현재 간호인력 개편을 협의 중이어서 불가피하게 회원의 권익 옹호를 위해 뒤늦게 공지하게 됐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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