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근육 줄면 ‘지방간 발생 가능성’ 높다

차봉수·이용호 교수팀 “노년층, 적절한 근력운동으로 근육 손실 막아야 한다”
4m 걷는데 5초 이상 소요되면 ‘근감소증’ 의심

[보건타임즈] 나이를 먹게 되면서 갈수록 근육양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사실(논문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438423461-31.pdf)이 밝혀졌다.

지금껏 비만이나 인슐린 저항성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발 원인인 것으로 기존 연구에서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인자 없이도 근감소증이 있을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 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차봉수 교수

이용호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이용호 교수팀은 2008~2011년에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참여자들의 지방간 유무와 근감소증 발생 여부를 살폈다.
이 결과, 비만이나 대사증후군 유무와 상관없이 근감소증을 보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비율이 1.55배에서 4배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성 간염으로 발전해 만성 간염 또는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15,132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예측 모형을 적용시켜 지방간 유무를 평가했다. 또 에너지 방사선 흡수 계측장비(DEXA)를 이용해 양측 팔다리 근육 양을 구한 뒤 근감소증 여부을 확인했다.
이 결과, 근감소증으로 근육양이 줄어들수록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는 예측 모형 위험도가 증가했다.
근감소증을 겪는 그룹은 비만 상태의 유무와 무관하게 근감소증을 겪지 않는 그룹보다 1.55~3.02 배 정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행 될 확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근감소증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에 영향은 준다고 알려진 대사증후군 보유 여부와도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다.
근감소증을 겪는 그룹은 대사증후군 보유 여부과 관계없이 1.63~4.00 배가량 높은 발생비율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일으키는 여러 요인들을 보정한 다중로지스틱 분석을 통해 근감소증을 겪을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대한 대응위험도(Odds ratio)가 1.2배 증가하며, 이 수치가 유의하게 증가(P<0.001)라는 값인 것을 최종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비알코올성 지방간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근감소증을 겪게 되면, 간섬유화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1.69~1.83배 (P<0.001) 상승, 지방간의 중증도가 높아진다는 것도 밝혀냈다.
말랑해야 할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며 기능을 회복되지 못하는 간섬유화로 진행돼 더 악화되면 간경화를 불러온다.

운동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비율을 낮춤을 시사하는 통계도 발표됐다.
근감소증을 겪지 않는 비만 환자 군에서 운동을 하는 자(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비율 46%)는 하지 않는 자(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비율 55%)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율이 낮았다.

이에 차 교수는 “기존에 시행 된 여러 연구를 통해 비만이나 인슐린 저항성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왔다. 하지만 비만하지 않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갖지 않는 사람이라도 근감소증을 겪게 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섬유화 증세를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최초의 자료”라고 말했다.

사람의 근육 량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위축돼 노년층으로 넘어 갈수록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근육은 사용하면 할수록 위축되는 속도가 줄어 운동을 통해 단련하면 근육 회복 속도가 증가해 만성질환이 없더라도 적절한 근력운동을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정확한 근감소증 여부를 알기 위해선 특수 장비가 필요하다.
팔다리근육의 근력을 측정하거나 영상분석 장비로 체중 또는 체질량지수와 대비한 팔다리 근육량 비율을 계산한 후 20~30대 성인 수치와 비교해 여부를 정확히 판단한다.
평소 걸음걸이 속도로 근감소증을 예측해보는 방법도 있다.
4미터 거리를 걷는데 5초 이상이 소요된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차 교수는 “과거보다 인간의 수명이 훨씬 길어 졌기에 손실되는 근육량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한 근력운동이 필요하다. 체중관리를 위한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육량 유지와 양질의 근육 보유를 위한 근력운동을 적절하게 조화시킨다면 노년층의 건강척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유럽간학회지인 Journal of Hepatology지 (인용지수 11.3) 최근호에 Sarcopaenia is associated with NAFLD independently of obesity and insulin resistance: Nationwide surveys (KNHANES 2008-2011)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