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소방공무원 7,151명 '정신질환과 위험요인' 설문조사
김인향, 김정현 교수팀 "직무스트레스 늦추는 동시에 회복탄력성 높일 예방책 필요“
논문 세계기분장애학회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게재
공공의료사업단, '예방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에 힘쓸 예정
[보건타임즈] 소방관은 직업 특성상 화재진화와 소화, 교통사고, 산악, 가스·유독물, 수난 등 특수재난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 응급환자 처치, 병원이송, 독거노인, 청각언어 장애자 등 사회 소외계층의 구급봉사활동을 해야 해 항시 외상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사진 자료)
소방공무원이 사고현장에서 외상을 입은 뒤엔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일반인에 비해 최대 10배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소방관의 정신건강에 사회적 관심도가 높지만, 국내외적으로 이들의 정신건강을 제대로 파악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어서 소방공무원이 겪는 정신질환의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을 밝혀내 질환이 발생하기 전 미리 예측,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다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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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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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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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김인향, 김정현 교수팀이 소방관의 정신질환과 위험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 소방공무원 7,151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조사결과 소방공무원의 직무스트레스가 심하거나 회복탄력성이 낮을수록 이들이 겪는 '우울증'과 '알코올 사용 장애' 위험도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을 따로 겪는다거나 스트레스 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를 동시에 겪는 등 절반 이상이 이러한 두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 증상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증상은 소방관들의 개인적인 삶과 공적인 삶의 영역에 걸쳐 상당한 어려움을 줄뿐만 아니라 직무상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히 높은데다 회복탄력성을 크게 떨어뜨렸다.
회복탄력성이란 역경이나 고난 이후 본래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심리적 힘을 말한다.
소방관이 겪는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직무 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이었으며, 직무 스트레스 점수가 1 증가할수록 우울장애 점수는 0.006점, 알코올 사용 장애 점수는 0.005점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반면 소방관의 회복탄력성 점수는 1 증가할수록 우울장애 점수가 0.147점, 알코올 사용 장애 점수는 0.069점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소방관 7,151명이 지난 한 해 입은 외상 사건은 평균 9.5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를 통해 기존에 정신과적 질환을 갖고 있지 않은 소방관이라도 직무 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에 따라 우울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에취약성이 상당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된 것이다.
김인향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이들의 직무 스트레스를 줄이는 동시에 회복탄력성을 증진시키면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을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소방관은 외상 노출, 응급상황, 교대근무, 감정노동으로 누구보다 직무 스트레스가 높은 만큼, 근무 여건 개선에 관심을 두면서 발생 가능한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의 회복탄력성을 증진시키면 직무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노력도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 교수는 "개인마다 타고난 회복탄력성의 정도가 다르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듯 충분한 휴식과 여가, 규칙적인 운동, 긍정적인 태도와 같은 훈련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은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와 협약을 통해 지난해 2월부터 경기도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증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업단은 작년 한 해 동안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239건의 진료, 91건의 심리검사, 23개 소방서 정신건강 순회 교육, 경기도 소방학교 교육 등의 활동을 펼쳤다.
사업단은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삼아 소방관의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회복탄력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에 힘쓸 예정이다.
사업단 나기영 부단장은 "소방관에게 발병하는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를 예방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앞으로 소방관의 건강과 직간접 연관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소방관의 건강증진, 나아가 국민 전체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논문은 세계기분장애학회 공식 학회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7 15: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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