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직장암 복강경 수술, 개복 수술 만큼 '안전'

정승용·박지원 교수, 국립암센터(오재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강성범 교수) 공동연구팀
직장암 수술환자 '10년간 생존율과 재발률 추적 비교 분석' 결과
10년 전체생존율과 무병 생존율 '복강경 76.8%와 64.3%> 개복 74.1%와 59.3%' 비슷
국소재발률 '복강경 3.4%<개복 8.9%' 유의미 차이 없다
정 교수 "복강경 수술 장기 종양학적 안전성 세계 최초 확인"
논문, 국제학술지 '란셋 위장병학·간장학 최신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10년 추적 관찰을 통해 직장암 치료에서 복강경 수술이 종양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연구결과(논문)가 나왔다.

지금까지 직장암 복강경 수술은 한국, 유럽, 미국, 호주에서 널리 시행됐었지만,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어긋나 안전성에 논란이 제기돼왔다.
이로써 이 연구 결과는 이러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동시에 직장암 복강경 수술이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위암·갑상선암·폐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대장암 발생자 수는 2만7,909명으로 전체 암 환자의 11.4%다.
이 중 33%는 직장암 환자다.

직장암 치료방법은 내시경을 이용한 절제술, 외과적 수술, 항암 화학 방사선 치료 등이 있다.
특히 직장암 수술은 좁은 골반 내에서 암 조직은 남기지 않으면서 자율신경과 괄약근 등 중요한 조직과 장기는 손상하지 않아야 해 까다로운 데다 어려운 수술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병원(정승용 사진 左·박지원 교수 右), 국립암센터(오재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강성범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수술 전 항암 화학 방사선 치료를 받은 2기 또는 3기 직장암 환자 340명 가운데 추적 관찰이 중단된 복강경 수술 군 환자 2명을 뺀 총 338명을 무작위로 개복 수술(170명), 복강경 수술(168명)로 배정한 후 10년간 추적, 이들의 10년 전체생존율, 무병 생존율, 국소재발률을 각각 관찰·비교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 결과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의 10년 전체생존율과 무병 생존율은 각각 76.8%와 64.3%로 개복 수술 74.1%와 59.3%와 비슷했다. (그림 1참조)

10년 국소재발률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군에서 3.4%, 개복 수술에선 8.9%에서 각각 재발했다.

지금껏 직장암 복강경 수술에 대한 5년 이상의 장기 추적 결과가 발표된 적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적 관찰 기간만 10년이 걸린 이 연구의 결과는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했다.

이렇듯 추적 관찰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한 것은 직장암에서 수술 전 치료 후 국소재발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져 확실한 생존을 평가하기 위해서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정승용 교수(사진 수술)는 "그동안 직장암에 대한 무작위 임상연구들이 발표됐지만 10년 이상의 추적 관찰을 통해 장기 생존을 분석한 연구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이 연구는 수술 전 항암 화학 방사선 치료를 받은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 수술의 장기 종양학적 안전성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를 다룬 논문은 'Open versus laparoscopic surgery for mid or low rectal cancer after neoadjuvant chemoradiotherapy (COREAN trial): 10-year follow-up of an open-label, non-inferiority, randomised controlled trial'이란 주제로 란셋 계열의 국제학술지 '란셋 위장병학·간장학(The Lancet Gastroenterology&Hepatology, IF 14.789) 최신호'에 게재됐다.

앞서 2010년 연구팀은 같은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 수술이 개복 수술보다 통증이 적으면서 수술 후 회복이 빠르며 단기 삶의 질이 우수하다는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2014년엔 임상시험의 1차 최종 지표로 3년 무병 생존율에서 복강경 수술이 개복 수술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의학계에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