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한의계 '비급여 진료비 보고와 현황 조사 의무화' 절대 반대

공개할 목록 명확히 없이 맹목적 공개 앞뒤 안 맞는 '보건행정 민낯이며 모순'
불공평한 실손보험 적용, 국민 의료선택권 보장 위해 반드시 '개선'

[보건타임즈] 한의계가 정부가 강행하려는 '한의 비급여 진료비 보고와 현황 조사 의무화'에 뿔났다

조속히 개선해야 할 '한의 비급여 목록 고시'와 '비급여 실손보험 보장'을 뒷전에 둔 채 딴짓을 한다는 거다.
즉 명확하게 해야 할 한의의 비급여 목록 없이 맹목적으로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하라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보건행정의 민낯을 드러낸 '모순'이라는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사진)은 12일 보건 의약 기자간담회(아래 사진)에서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와 현황 조사를 의무화하는 의료법과 하위법령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에 거듭 한의계는 절대 반대한다면서 아직 개선되지 않은 '한의 비급여 목록 고시'와 '한의 비급여 실손보험 보장' 등 다급한 현안부터 조속히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의협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모든 의료기관은 비급여 진료비용과 제 증명 수수료의 항목, 기준, 금액과 진료 내역 등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보고해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의료법을 개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 바 있다.

이에 홍 회장은 "이미 비급여 대상 항목과 진료비를 환자 또는 보호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비치하고 있다"며 “의료법과 하위법령을 개정, 비급여 진료비용과 현황을 조사, 공개하도록 1차 의원급까지 확대·강화하려는 것은 의료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의료계를 강제로 통제하려는 전근대적인 발상"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러한 반발은 절대 반대를 선언한 한의계뿐만 아니라 전 보건의료분야에 퍼진 상태다.

지난 4일엔 한의협을 비롯해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의료 4단체가 공동으로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 노출 등의 우려가 큰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 정책 추진을 재고토록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한의계의 경우, 현행 비급여 제도와 체계에 각종 불합리한 사안들이 많이 내재가 돼 있지만, 이를 개선하지 않은 채 정부가 비급여 진료비용과 현황 조사 공개 확대·강화를 추진하려는 것은 앞과 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라는 한의협의 시각이다.

이처럼 모순된 의료정책을 정부가 추진하려는 계기로 한의계가 선행을 요구하는 현안은 이렇다.
▲ 한의과 비급여 목록 고시를 통한 비급여 대상의 명확화 ▲ 한의 비급여 실손보험 인정, 국민 의료선택권 보장 ▲ 국민의 진료 편의성을 높이도록 공정하면서 균형이 있는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 추진 등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한의의 비급여 목록을 고시함으로써 비급여 대상을 명확화하라는 것이다. (표 참조)

현행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와 급여 상대가치점수' 고시엔 급여와 비급여에 속하는 각각의 진료행위가 목록화돼 명확하게 구분해놓았으나 고시 제1편 제3부 행위 비급여 목록에 '허-2 한방 물리요법'을 불명확하게 포괄적으로 해놔 비급여 한방 물리요법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 정확한 알림과 설명 등을 위해 명확화해야 한다는 거다.

이에, 한의계는 비급여 대상이 되는 한방 물리요법의 명확한 목록화를 계속 요구해온 데다 심사평가원이 이를 검토한 후 목록 정비의 필요성과 함께 28개 행위를 선정, 보건복지부에 보고(아래 표 참조)한 바 있으나 아직 전혀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는 한의협의 설명이다.

오히려 최근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 고시(보건복지부 고시 제2021-100호, 2021.3.29.)를 개정하는 과정에서 양방의 일방적인 의견만 반영해 기존에 명확하게 특정됐던 한방 물리요법의 공개항목 상세분류를 삭제함으로써 공개항목을 불명확하게 만드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한의협은 이외에 한방의료행위 전문평가위원회에서 2008년 12월 16일 비급여로 결정됐으나 복지부가 고시하지 않은 '생기능자기조절훈련'과, 행정해석을 통해 비급여로 운용되는 '경피온열검사', '전음기양도측정검사', '한방통전약물요법', '한방근력수행평가', '성음생기능검사', '한방언어요법', '청장요법', '경혈부위자극술', '기공요법', '금침' 등 10개 비급여 행위를 목록에 고시, 한의과 비급여 대상을 명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래 표 참조)

두 번째 한의 비급여에 실손보험을 적용, 국민의 의료선택권을 보장해달라는 거다.
한의협은 비급여 진료란 국민건강보험법에 의거 건강보험 급여대상에서 제외해 환자가 진료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제도라며 현재 국민의 73%는 실손보험 가입을 통해 비급여 진료비의 부담을 줄이고 있지만(2019년 금융위원회 통계로 실손보험 가입자는 3,800만 명, 인구대비 약 73%), 2009년 실손보험 표준약관 개정 시, 한의과의 비급여는 실손보험 보장에서 빼버려 국민의 의료선택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 번째 한의과의 경우는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서 타 직역의 무조건 반대와 훼방으로 합리적인 토론이나 본질적인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에서 소외되는 실정으로 국민의 진료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공정하면서 균형 있는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것이다.
한의협은 ICT(경근간섭저주파요법), TENS(경피전기자극요법)는 한의 의료기관에서 다빈도로 시행되는 대표 한방 물리요법인 동시에 한의과와 의과 공통행위임에도 불구, 현재 의과에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반면 한의과에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비급여로 시술되는 사실을 불공평한 대표사례이면서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