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분당서울대병원, 로봇 복강경 수술 '거대 자궁근종' 제거

190여 분간 김 교수 집도로 복부 절개 없이 최소한 침습으로 '거대 자궁근종' 제거
작은 종양에 하던 '로봇 복강경 기술적 한계' 벗어난 사례
김슬기 교수 "환자, 부작용 없이 빠른 회복‥수술법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 될 것"
논문, 학술지 'Journal of Menopausal Medicine'에 게재

[보건타임즈]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슬기 교수(사진)가 로봇 복강경 수술로 28㎝·3.2㎏ 크기에 달하는 거대 자궁근종을 제거해냈다.
떼어낸 자궁근종은 그간 세계 학계에 보고된 로봇 복강경 수술 성공사례 중 가장 커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35세 이상 여성 40~60%에게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무증상으로 지내는 환자들이 많지만, 난임, 생리통, 골반통, 빈혈, 배뇨장애 증상 등이 심하게 나타나거나 종양의 증식, 암으로 발전이 의심되면 제거 수술을 받게 된다.

기존의 자궁근종 절제는 개복술(배를 가르는 방식)로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출혈량이 많은 데다 수술 후 회복이 오래 걸려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배에 작은 구멍만 내는, 즉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는 복강경 수술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복강경을 통해 정확도와 안전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런 여러 장점에도 불구, 아직 고난도 수술에선 복강경보다 배를 갈라 직접 관찰하며 시행하는 개복술이 많이 시행되는 상황이다.
특히 종양의 크기가 큰 '거대 자궁근종'일 땐 체내 수술할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해 최소한의 절개와 침습만 지향하는 복강경 수술보다는 개복술이 적합하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최근 김 교수가 로봇 복강경 수술로 길이 28㎝, 무게 3.2㎏에 달하는 거대 자궁근종을 제거한 사례를 발표하며 이러한 인식을 대전환해야 함을 알렸다.
이번에 제거한 자궁근종의 크기는 28㎝로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보고된 로봇 복강경 성공사례 중 최대로, 종전의 17㎝를 크게 뛰어넘었다.

자궁근종을 떼어낸 환자는 자궁근종이 잘 발생하는 갱년기 이전의 한국 여성으로, 김 교수의 집도로 190여 분간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제거는 로봇 복강경 방식으로 진행돼 환자는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빠른 데다 후유증이 적었으며, 어떠한 합병증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번 수술 성공사례는 크기가 작은 종양에만 주로 적용해오던 로봇 복강경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 거대 자궁근종에도 효율적이면서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의미가 깊다.

김 교수는 "로봇 복강경을 이용한 자궁근종 절제술은 환자가 느끼는 부담감이 적을뿐더러 결과도 우수한 수술법이지만, 아직은 종양의 크기나 개수,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개복술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이번 수술 사례를 기반으로 로봇 복강경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 더욱 많은 환자가 갖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수술 성공사례를 다룬 논문은 학술지 'Journal of Menopausal Medicin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