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비알코올 지방간, '노년기 치매 위험'도 높인다

김원 교수팀, 2009~2010년 새 건강검진 '60세 이상 60만 8천 9백 94명' 치매 발병률 분석
'비알코올 지방간-치매 발병 위험' 연관성 확인
김 교수 "60세 이상 고령자,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함께 꾸준한 운동 필요"
논문, 대한간학회 공식 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최신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비알코올 지방간이 노년기 치매 위험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논문보기)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NAFLD)이란 간에 과도한 지방이 쌓여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비알코올 지방간은 과음으로 간 내 지방 합성이 촉진돼 나타나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달리, 과도한 열량 섭취가 주요 원인인 만큼 비만, 당뇨병과 연관돼 나타난다.

이 질환은 발생 시 특별한 증상은 없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간 섬유화나 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으로까지 악화가 돼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원장 정승용)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사진)·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2010년 사이 건강검진자 중 음주 관련 정보가 없거나, 주 1회 이상 음주하는 대상자를 제외한 인구 60세 이상 성인 60만 8천 9백 94명을 상대로 비알코올 지방간의 진단 지표 '지방간 지수(Fatty Liver Index, FLI)' 정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 추적 관찰기간 동안 나타난 그룹별 치매 발병률을 비교·분석해 두 질환 간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이 결과, 높은 지방간 지수가 노년기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독립 위험인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즉 비알코올 지방간과 치매 발병 위험 간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추적 관찰 동안 전체 7%에 속하는 4만 8천 6백 14명에게서 치매가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나이와 성별, 흡연 등 연구의 혼란 변수를 조정한 분석 결과에선 높은 지방간 지수가 치매 위험 상승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p<0.001).

그룹 간의 비교에 널리 활용되는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결과에서 지방간 지수가 낮은 그룹(FLI<30)은 중간 그룹(30≦FLI<60) 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감소한 반면(aHR=0.96), 지방간 지수가 높은 그룹(FLI>60)의 치매 발병 위험은 유의하게 상승했다(aHR=1.05).

이에 연구의 교신저자 김원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간경변증과 간암, 심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인 비알코올 지방간이 노년기 치매 발병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아직 이러한 발병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간 기능 저하로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β(Aβ) 단백질'의 축적을 막는 '저밀도 지단백질 수용체 관련 단백질(LRP-1)'생성 감소가 치매 발병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치매는 자신의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에게도 많은 고통을 주는 무서운 질환임을 인식, 치매 발병률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자는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지 않도록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함께 꾸준히 운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Association of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with Incident Dementia Later in Life Among Elder Adults'란 주제로 대한간학회가 발행하는 공식 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