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시력 점차 떨어지는 습성 황반변성, '조기 진단 중요'

우세준 교수 연구팀 환자 877명 치료 전후 시력 관찰 10년간의 시력 예후 규명
황반변성, 방치 시 시력 빠르게 악화 '실명 위험' 커 주의 필요
치료 후 시력 지속 감소해 10년 후 환자 중 '50% 실명하는 난치성 질환'
2007년 혈관 생성 억제 약물 주사 도입돼 '실명 위험 낮추는 동시에 시력 개선 확률 증가'
치료 전 시력 높을수록 장기 예후 좋아 '조기 진단과 치료'로 시력 손실 줄일 수 있다
논문, 유럽 안과 연구학회 학술지 'Acta Ophthalmologica 4월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시력 감소 위험은 치료 후에도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사진) 연구팀(공동연구자 박규형, 박상준, 주광식 교수, 공동교신저자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주용 교수)은 습성 황반변성 치료 후 장기적인 시력 변화를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각각 치료를 받은 환자 877명의 치료 전후 시력을 관찰해 10년 동안의 시력 예후를 분석했다.

이 결과, 습성 황반변성은 치료를 받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시력이 점차 저하돼 실명 위험이 커지는 난치성 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 후 시력은 10년 동안 지속해서 떨어져 ETDRS 시력점검표 기준 평균 4줄(20자)이 감소했으며 50% 이상의 환자는 시력 0.1 이하의 실명 상태에 도달했다. (아래 그래프)

ETDRS 시력 점검표는 더는 손실되지 않으면서 유지될 수 있는 시력을 평가하는 검사법이다.
이를 통해 수치가 높아질수록 시력이 호전됐다고 판단한다.

황반변성은 대부분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자리한 황반이 나이가 들면서 발생한다.
이 안과 질환은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된다.
건성 황반변성을 치료 없이 내려버려 뒀다간 습성으로 악화가 돼 중심 시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에 생긴 비정상적이면서 약한 신생 혈관이 터지면서 나온 피와 여러 물질로 시 세포가 손상을 입게 돼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이 질환 진행 속도는 매우 빨라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의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습성 황반변성의 다양한 치료 방법에 따른 시력 예후를 비교 분석한 연구는 여러 차례 보고돼왔다. 하지만 치료 후 시력 변화를 오랜 기간 관찰, 분석을 진행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장기적인 변화 양상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2007년 혈관생성억제약물(anti-VEGF) 주사 치료가 도입돼 주사 치료를 받은 환자의 시력 감소 폭은 도입 이전 이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과 비교해 눈에 띄게 개선돼 장기적으로는 시력 예후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습성 황반변성을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혈관 생성 억제 약물 주사 치료를 받게 되면 실명의 위험이 낮아지며 시력이 개선될 확률이 높음을 의미한다. (아래 그래프)

습성 황반변성을 진단받아 장기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장기적으로 환자의 시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의 '치료 전 시력'이 높을수록 장기시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습성 황반변성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 전 시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질환을 조기에 진단, 치료하면 시력 예후와 진행 속도가 개선됐으며 장기적인 시력 결과가 호전됐다.

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임상 현장에서 장기간 관찰한 환자들의 시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습성 황반변성의 특성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이 연구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후속 연구가 이뤄진다면 습성 황반변성에 대한 최선의 치료 방향과 치료제 개발에 큰 진척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논문은 유럽 안과 연구학회 학술지 'Acta Ophthalmologica 4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