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연세의료원, 정밀의료 선도 '미래 의학' 앞당긴다

내년 꿈의 암 치료기 '중입자치료' 도입
캠퍼스 마스터플랜 수립 통해 '공간 효율성 ↑'
현장 목소리 반영한 '젊은 조직문화' 조성
윤 의료원장 "미래 준비하며, 창립 정신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문화 만들 터"

[보건타임즈] 연세의료원이 빅데이터,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를 실현함으로써 미래 의학을 앞당긴다.

연세대학교 의료원(의료원장 윤동섭/사진)이 '함께 만드는 더 새로운 미래 100년'을 기치로 미래의학 분야를 선도할 구체적인 계획을 19일 이같이 발표했다.

이날 윤동섭 의료원장은 연세대 백양누리 최영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의료를 이끌어 온 연세의료원은 의료 리더십을 더욱더 견고할 선도 분야 로봇수술 이외에 신약 치료, 중입자치료 등 정밀의료를 통해 중증 난치성 질환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빅데이터, 유전체 정보 기반 정밀의료' 실현

연세의료원(아래 사진 전경)은 빅데이터, 유전체 정보 등 데이터 사이언스와 세포 치료제 등에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의료를 서비스하는 정밀의료를 강화한다.
여기에 카티세포(CAR-T세포,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법을 빠르게 도입하는 것에서 나아가 '중입자치료, 약제바이오마커의료기기 개발'로 선진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계획이다.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난치성 혈액암 치료법으로 주목받은 카티세포 치료제 투약에 성공했다.
카티세포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 세포를 이용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로도 알려져 있다.
내년 상반기엔 꿈의 암 치료로 평가받는 중입자치료를 시작한다.
연세의료원은 중증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해 새로운 치료법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밀의료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 디지털을 도입하고 있다.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실현에는 빅데이터 활용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연세의료원은 현재 세브란스병원부터, 강남, 용인, 그리고 개원할 송도세브란스병원까지 연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디지털헬스실을 신설하며 기반을 마련했다.
디지털헬스실은 환자 데이터를 수집, 연구자가 안전하면서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현재 연세의료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AI 의료영상 기업 등과 협업하며 의료 빅데이터 분야를 이끌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이 2005년 국내 최초로 도입해 단일기관으로는 세계 최다인 3만례 이상 수술 건수를 넘어서며 로봇수술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임상과 교육 분야 이외에 두산로보틱스와 국산 수술로봇 개발 협약을 맺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약디지털치료제 등 바이오헬스 분야의 기술사업화는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가 맡고 있다.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는 교원의 현장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설립됐다.
업무 공간 제공, 직접 투자는 물론 기업을 운영할 전문 인력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자금 모금에도 직접 뛰어든다.

내년 꿈의 암 치료기 '중입자치료' 운영

중입자치료(사진)의 원리는 가속기 싱크로트론이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에너지빔을 환자의 암세포에만 정밀하게 조사하는 것이다.
중입자치료는 국내 병원이 현재 운용 중인 기존 방사선치료와 양성자 치료보다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중입자의 생물학적 효과는 X-선과 양성자보다 2~3배 정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입자는 양성자보다 질량비가 12배 높아 암세포가 받는 충격 강도가 커 치료 효과가 크다.
목표 지점에서 최대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중입자의 특성으로 암세포가 받는 충격을 더 키울 수 있다.

X-선은 피부에서부터 몸속 암세포에 도착하기까지 모든 생체 조직에 영향을 줘 정상 세포의 손상을 고려, 에너지의 충격파를 조정, 조사해야 한다.
반면, 중입자는 신체 표면에선 방사선량이 적은 데다 목표한 암 조직에서 에너지 대부분을 발산한다. 이러한 중입자 특성을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고 부른다.

암세포 이외에 다른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환자가 겪는 치료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거나 줄임으로써 우수한 치료 효과는 물론 암 환자가 겪어야 하는 투병 생활 전반을 개선할 수 있다.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암은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이지만, 특히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산소가 부족한 환경의 암세포에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
이러한 저산소 암세포는 산소가 부족한 조건에서조차 살아남기 위해 생명력이 무척 강하다.
100배 이상의 방사선 조사량에 견디며 항암약물 역시 침투가 어려워 치료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윤 의료원장은 "중입자치료는 5년 생존율이 30% 이하여서 3대 난치 암으로 꼽는 췌장암, 폐암, 간암에서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골연부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등의 희귀 암의 치료는 물론, 기존 치료 대비 낮은 부작용과 뛰어난 환자 편의성으로 전립선암 치료 등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제 일본의 많은 사례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이 내년에 선보이려는 중입자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다.
회전형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사해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평균 치료 횟수를 낮출 수 있던 비결이다.
치료 횟수는 평균 12회로 X-선, 양성자 치료의 절반 수준이다.
환자 한 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준비과정에 시간이 들어가 치료기 3대에서 하루 동안 약 50여 명을 치료할 계획이며 치료 후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못 느껴 곧바로 귀가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10여 곳에 불과하며, 해외 원정 치료를 하려면 사용하게 될 의료비용만 1~2억 원에 달한다.
주로 해외 원정 치료를 위해 찾는 일본은 세계 최초로 1994년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해 이미 28년간 중입자치료를 하고 있다.
내년 국내에서 최초로 중입자치료를 시작함으로써 국내 난치성 암 환자들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는 게 연세의료원의 설명이다.

캠퍼스 마스터 플랜 수립 통해 '공간 효율성' 높인다

연세의료원은 의료교육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공간 환경 구축에도 나선다.

크게 의료 클러스터와 연구교육 클러스터 두 축을 중심으로 이 안에 기능에 맞는 효율적인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의료 클러스터엔 환자의 치유 환경을 최고의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교통체계를 정비한다.
연구교육 클러스터엔 연구자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쾌적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이용자 중심 공간으로 꾸린다.

이번 마스터 플랜 수립의 바탕에는 의대 신축이 있다.
지난해부터 의대부지 특별위원회를 발족, 의대 신축에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온 연세의료원은 4월 연세대 법인이사회에서 알렌관 등 부지를 승인받았다.
시설 노후와 연구 공간 부족 등 지속적인 인프라 문제를 겪어 온 의대는 신축을 통해 대학 경쟁력을 강화한다.

현장 중심 '젊은 조직문화' 조성

연세의료원은 직장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혁신의 방점으로 '현장'에 맞춰 채용전문면접관 운영을 통해 채용에서부터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는 등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간호사, 행정직,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 다양한 직군으로 꾸려진 채용전문면접관은 많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에 쉽게 적응하며 실질적인 업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 긍정적인 조직문화 형성에 기여한다.
선발한 인재들의 지속 성장을 위해 인사고과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며 일부 시험과목을 조정하는 등 인사평가제도를 개선 중이다.

병원 운영에도 MZ세대 증가에 발맞춰 젊은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반영한다.
2030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컬쳐보드는 세브란스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번아웃 감소, 직장 내 괴롭힘 근절 등 아이디어 발표 시간을 가졌다.
연세의료원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제 조직문화에 반영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교수 번아웃 방지 TF,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TF를 가동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 문제를 개선해 지속 가능한 근무 환경을 조성한다.

윤 의료원장은 "미래를 준비하며 창립 정신인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면서 "미래 우리나라의 의과학 분야를 선도할 전 주기 의사 과학자 양성 프로그램과 생명 중시 의학교육을 통해 국제개발 모델 확대, 공적 개발 원조(ODA)사업 참여, 교직원 나눔 운동 등 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