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인공와우 수술로 청력회복이 불가능했던 청각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청력회복의 길이 열렸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이원상·최재영교수와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은 21일 국내최초로 소리신호를 뇌로 직접 전달하는 ‘(청성) 뇌간이식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수술은 인공와우로 청력회복이 안되는 내이(內耳)기형이나, 청신경 이상 환자들에게 청신경이 아닌 뇌에서 소리를 담당하는 뇌간에 직접 전기자극을 주는 방식이다(왼쪽그림 머리 속 뇌간에 삽입되는 MED-EL 장치와 위치
).
시술을 받은 환자는 일정기간 훈련을 통해 뇌에 들어오는 전기자극을 소리로 인식하게 된다.
뇌간이식술은 약 20년 전에 개발된 수술법이지만 뇌에 대한 이해와 전자장치의 한계로 당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의학과 함께 컴퓨터 및 전자장치의 발달로 최근 유럽 등에서 매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탈리아 베로나대학 이비인후과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조사한 결과 뇌간이식술을 받은 내이기형 등 비종양성 환자들이 소리감지나 외부환경 인식, 구화(말하기)에 100%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양을 가진 환자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언어이해력이 50~80% 좋아졌으며, 전화통화가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그러나 뇌간이식술은 일부환자에세서 경미한 부작용이 보고돼 완벽한 치료법이 아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의사의 조사에 의하면 내막염(1건), 안면마비(1건), 일시적으로 삼키는데 힘든 경우(2건), 소뇌부종(2건), 뇌척수액이 새어나오는 현상(2건) 등이 보고됐다.
하지만 이 수술을 통해 부작용으로 사망하거나 출혈이 생긴 사례는 단 한건도 보고 되지 않았다.
특히 어린아이에게서 발생한 부작용은 1건에 불과해 어릴수록 효과가 크고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술에 사용되는 장치는 오스트리아MED-EL사가 개발한 것으로 동전크기의 수신기와 새끼손톱보다 작은 금속자극기 및 전력용 금속선이 전부다.(그림참조)
수술은 이를 뇌에 소리 전달하는 뇌간(腦幹)에 삽입하고 인공와우처럼 외부에 소리신호 처리기를 부착하면 돼 숙련된 이비인후과 의사와 뇌수술에 정통한 신경외과 의사의 협력이 요구된다.
수술 후 2개월 뒤에는 환자의 뇌속 장치에 전원을 넣게 되며, 기계는 반영구적이다.
이번 시술대상자는 18개월 된 A모군과 5세 B양이다.
수술전 B양은 ‘헬렌 켈러’처럼 소리뿐 아니라 시력이 없어 냄새 등으로 의사소통을 해왔다.
B양은 2년 전 인공와우 시술을 받았지만 아쉽게도 아무런 효과를 얻지 못했다.
의료진들은 수술결과가 좋은데다 나이가 아직 어려 청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 일정기간 훈련을 통해 말하기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수술대상은 인공와우처럼 17세 이하 소아의 경우 나이가 12개월 이상은 되어야 하다.
비용은 약 3,000만원 정도이지만 인공와우의 보험수가가 적용돼 약 500만원이면 수술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두 아이는 모두 뇌파검사에서 수술결과가 성공적으로 나타났다.
이비인후과 최재영교수는 “아이들이 어려서 최소 50% 이상(10마디 말중 5마디 이상 알아듣는 수준)으로 회복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8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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