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이 눈 속의 망막 혈관을 막아 시력저하는 물론 실명으로까지 이어지는 망막혈관폐쇄 환자에게 국내 최초로 혈전 용해요법이 시행돼 성공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신경외과 권오기 교수팀은 24일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로 응급실에 내원한 68세 남자환자의 안동맥에 카테터를 거치한 후 혈전용해제를 주입하는 치료법을 시행한 결과 망막의 혈류를 개선하고 시력이 호전되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망막중심동맥폐쇄증(사진)이란 혈전에 의해 망막중심동맥이 폐쇄돼 나타나는 것으로 통증 없이 급격하고 심각한 시력소실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고령의 나이에 주로 발생하며 심혈관 질환, 고혈압 등이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망막혈관폐쇄증은 동맥이 막히는 경우와 정맥이 막히는 경우 등 크게 2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동맥폐쇄는 정맥폐쇄보다 경과가 나쁘며 수분 이내에 급격히 진행하는 경우도 있어 치료 시작 전 이미 시력을 소실하는 경우가 많다.
망막중심동맥폐쇄는 별다른 통증 없이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되고 치료를 하더라도 회복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도 치료가 어렵지만 눈의 중요한 혈관인 망막중심동맥이 막혔을 때는 치료가 더 까다롭다. 일단 망막혈관이 막히면 빠른 시력회복 지름길은 없으며 안구 내 액체를 뽑아서 안압을 낮추거나 혈관확장제 등의 약물요법을 시행하는 등의 치료법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치료법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보존적인 치료법일 뿐 시력회복을 기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의 시력 회복을 위해 급성 뇌경색 치료에 적용하는 혈전용해요법을 도입시행하고 있으며, 갑작스러운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하더라도 별다른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세준 교수는 “국외에서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에게 혈전용해요법을 시행한 결과 약 35~50% 환자에게서 의미 있는 시력 호전(시력표에서 4줄 이상 더 읽는 호전)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적극도입해야 할 때”라며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는 대부분 심각한 시력손실을 유발하기 때문에 증상 발생 후 24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라면 혈전용해요법을 시행해 볼만하다. 다만 시세포가 죽기 전에 치료가 시행되어야 효과가 있으므로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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