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기류가 마침내 유명 일반약값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제약계에 따르면 유가 및 원자재값 인상에 따라 일반약의 도매공급가 인상을 단행한 곳이 여러곳이다.
1일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4.4% 올랐다고 발표했다. 벌써 6개월째 4%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ㆍ축ㆍ수산물과 석유류에서 시작한 물가 불안이 상품, 서비스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며 이제 일반약도 이에 끌려가고 있다. 물론 제약업계는 약값 상승이 다른 산업 품목의 인상률에 비해서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년 동기대비 년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7%에 달했던 2008년과 그 이듬해 주요 유명 일반약값이 인상된 바 있다.
대한민국 대표 축구 간판스타 차두리를 모델로, '간 때문이야' cf송으로 보험급여가 철폐됐지만 급상승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우루사의 도매공급가가 7월 중순 인상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인상을 안해왔지만 그 사이 원재료가 15-20% 인상돼 어쩔 수 없이 10% 정도 공급 값을 올릴 방침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급가격인상은 포장디자인을 리뉴얼한 제품에 적용되며 이미 유통중인 상품에는 적용치 않을 방침이다.
동화약품의 상처치료제 후시딘도 지난 5월 도매공급가가 인상됐다. 5g은 20%, 10g은 7%가 인상됐다. 인상 이유는 역시 원료가 상승 탓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회장의 경영철학이 불필요한 가격 인상은 하지 말자는 데서 2007년 7월 인상한 이후 4년째 가격을 동결해왔지만 원료가 상승에 어쩔 수 없이 인상할 수 밖에 없었다"며 "2009년 경쟁품목의 가격인상시에도 당사는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덧붙여 "후시딘의 원료는 원 개발사 제품으로 덴마크산이어서 품질도 우수하고 고가품이다"고 말했다.
동국제약은 사실상의 가격상승으로 여겨지는 도매 수금할인제도를 폐지했다. 마데카솔, 인사돌, 오라메디 등 3개 유명 일반약의 공급가가 사실상 10% 상승된 것과 같은 결과라고 주변에선 평가했다.
이외에도 올 상반기 등에 한방제제의 20-30% 상승과 원자재가 상승으로 일반약값을 올린 곳이 많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물가상승 기류가 억제될 지 미지수다. 오는 6일부터 정유사의 국내 석유제품 가격 100원 인하 조치가 단계적으로 종료된다. 이미 시작된 하수도료, 버스료 등 지방 공공요금 연쇄 인상에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석유, 가스 등 원료 가격에 따라 전기료를 자동 조정하는 제도) 시행 등 물가를 자극할 만한 변수가 쌓여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환율과 물가상승에 따른 일반약값 인상 기류는 지난 2008년 하반기 제2외환위기라 일각에서 부르기도한 금융위기 전후에도 나타났었다. 2009년 고환율에 따른 수입 원자재값 상승 등은 제약사들의 채산성을 급속히 악화시키기까지 했다. 예를 들어 생산자 물가의 전년 동월대비 상승률은 2009년 1월 5.9%, 2월 6.8%, 3월 8.0%, 4월 9.7% 등이었으며 일반약값의 인상은 6월 7월에 집중됐다.
삼성제약의 까스명수, 베링거 인겔하임의 둘코락스 등은 당시에 원재료가 인상과 고환율 탓으로 약국 공급가를 인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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