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문제 털기 서슴치 않았던 과거와는 ‘딴판’
최근 병-의협이 손잡고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과거부터 의료계를 관심 있게 지켜봐왔던 주변에선 서로 의외라는 입담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들의 시선엔 의료계란 한 뿌리에서 태동했다는 병-의협이 그동안 수가 등 당면된 현안을 둘러싸고는 상대의 대정부 제안 또는 자신들의 입장에 어긋난 모난 행태를 트집 잡아 사사건건 티격태격 해오거나 헐뜯으며 서슴없이 문제 털기를 해왔던 과거사가 떠올라서다.
게다가 상대를 배려하기보다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해와 서로 가까이 할 수 없는 한 무리의 딴 단체라는 인식을 대내외 강하게 심어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대를 눈에 가시엣 쯤으로 여겨왔던 병-의협이 손잡고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키로 했다는 소식은 주변의 궁금증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이를 두고서 항간에선 상대로부터 필요부분을 충족하기 위한 적과 동거라는 표현까지 쓰는가 하면 새로 바뀐 의협의 추무진 호와 병협의 박상근 호가 두 단체 간의 서로 협력 또는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소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냐(?)며 새로운 관계 모색을 점치는 입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하지만 새 기류를 탄 두 단체 집행부는 서로의 관계변화를 암시하거나 시사조차 하지 않아 과거 너무 크게 벌어졌던 사이를 봉합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의료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과거사에 이러했지만 앞으론 어떻게 하겠다는 등의 논평이나 계획이 있을 법한데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키로 했다는 보도 자료만 달랑 나와 아직 서로의 관계가 성숙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 같은 병-의협 관계를 보여준 병협의 26일자 보도 자료의 내용은 단신이나 동정기사로 처리할 분량인데다 과거사 너무 크게 벌어졌던 사이를 봉합하려고 서로 접근했던 흔적만 있을 뿐이었다.
보도 자료의 내용은 이렇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은 26일 오후 2시 협회를 방문한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신임회장의 예방을 받고는 의료계 현안에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
박 회장은 건강보험 수가결정구조 개편 등 산적한 의료현안과 관련해 양 단체의 단합된 모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뒤 향후 제도개선 과정에서 의협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추무진 의협 회장은 충분히 공감한다며 공통 현안에 대해선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면서 간담회엔 병협 이계융 상근부회장, 정규형 총무위원장, 의협 강청희 상근부회장이 배석했다는 것뿐이었다.
이 정도 내용이라면 단신이나 동정기사로 처리를 의도한 소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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