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사업단, 경기도내 '소방관 7151명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트라우마 극복하기 위해 술 찾다가 오히려 '수면 장애' 야기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왜 자살로 이어지는지 기전 연구' 부족
김인향, 김정현 교수 "불면증과 알코올 의존 자살생각 악화시켜 주의"
[보건타임즈] 불명예스럽게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쓴 우리나라에서 여러 직종 중 가장 취약한 직업군으로 소방관이란 지적이 또다시 제기됐다.
이들의 자살을 부추기는 근본원인은 '외상 후 겪는 스트레스 장애(PTSD)'이며 이 때문에 발생하는 불면증과 알코올 사용 장애가 죽음으로 몰아가는 중요한 매개 요인이 된다는 연구결과(표 소방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자살 생각으로 이어지는 기전)가 나왔다.
최근 10만 명 당 자살률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10만 명 당 대한민국 평균은 25.6명으로 OECD 평균 12.1명의 2배 이상이며 소방공무원은 무려 31.2명에 이른다.
게다가 자살한 소방공무원이 78명으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순직한 51명보다 더 많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이러한 이유로 소방관의 자살이란 비극을 막아보려는 해부한 연구가 이어져 왔다.
지금껏 대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이들을 자살로 내모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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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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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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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김정현, 김인향 교수 연구팀은 경기도 소방공무원 7,15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걸린 뒤 자살을 생각하는데 근본원인으로 불면증과 알코올 사용 장애가 중요한 매개 요인이 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의 설명에 따르면 트라우마에 노출된 소방관은 외상 후 겪게 되는 스트레스 장애(PTSD)에 취약성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이를 극복하려 일종의 자가 약물수단으로 자주 술을 찾는 사례가 많았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지우려 오랫동안 술에 의존해오면서 폭음했을 땐 오히려 안 좋았던 기억들과 부정적인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아 불면증과 같은 수면 장애가 더욱더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에 있다.
결국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나 감정 조절력 등이 떨어져 자살에 대한 생각이 더욱 굳혀지게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인향 교수는 "늘 비상 대기해야 하는 소방관은 교대하는 근무여건으로 대부분이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이를 겪게 됐을 때 안 좋았던 기억들과 직종에 회의감,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부정적인 생각, 트라우마 등을 잊기 위한 수단으로 술을 찾는 것이 자살을 더욱 부추겨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교수는 "격무에 시달리는 소방공무원의 자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여전히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안타깝다"며, "이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통해 심각성을 알리는 것은 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근거 확보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분당서울대병원은 올해부터 소방청 주관의 찾아가는 상담실 권역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 소방관의 자살 예방 게이트 키퍼 양성 교육을 실시하는 등 이들의 자살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번 연구논문은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우울과 불안(Depression and Anxiety) 2018년 7월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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