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년간 정립해온 '협진 시스템' 성과
신유림 교수 "워낙 심장 기능 약화 돼 뇌사자 심장이식만 유일한 치료법이며 희망"
김아영 교수 "아이 건강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세심한 의료진의 값진 노력"
[보건타임즈] '체외형 좌심실보조장치(LVAD)'에 의존, 무려 8개월 동안 심장 기능을 유지해왔던 심근병증 소아 환자 박00(5세) 어린이가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뇌사자의 심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아 지난 4일 퇴원했다.[사진 (사진 왼쪽부터 박00 군 어머니, 김아영 교수, 신유림 교수, 박군]
이 아이가 '체외형 좌심실보조장치(LVAD)'에 자신의 심장 기능을 의존, 생명의 끈을 잡아 온 8개월은 우리나라 의학사상 최장의 기록이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 아이는 심장근육이 약해져 심장의 운동기능을 상실하는 희귀난치성질환 중 하나인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지난 2년여간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 아이는 기저질환과 심한 승모판막 기능부전으로 심기능의 저하가 더 나빠져 지난해 8월부터 에크모(ECMO) 치료를 받았다.
세브란스병원 선천성 심장병센터 소아심장과 김아영·심장혈관외과 신유림 교수팀은 이 아이의 남은 심장 기능을 살리기 위해 에크모 치료 후 체외형 좌심실보조장치(LVAD)를 이식했다.
인공심장으로도 불리는 LVAD는 심장 내 좌심실 기능을 대체하는 체내 이식 의료기기다.
이 장치는 뇌사자로부터 심장이식을 받을 때까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 아이는 이식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또래 수준의 체중과 신체 성장을 보이는 등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간혹 좌심실보조장치를 이식하는 것만으로 회복하는 사례가 있으나 선천성 확장성 심근병증 질병의 특성상 대부분은 심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환자가 많다.
이 아이도 LVAD 이식 전부터 심장 기능이 매우 떨어져 뇌사자 심장이식 수술만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하지만 심장이란 타 장기와 달리 뇌사자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장기라는 특성과 소아의 경우 국내에서 매우 드물어 쉽게 구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런 이유로 소아용 심장이 구해질 때까지 이 아이의 건강을 이식받을 수 있도록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게다가 의료진들의 세심한 관리가 되지 않을 땐 신경계 합병증, 장치 기능부전 등의 위험이 따라 집중관리와 관찰이 필수적이었다.
이러한 의료진의 각별한 관리 아래 심실보조장치로 부족한 심장의 기능을 8개월간 받아오던 이 아이는 뇌사자의 심장을 기증받아 지난 4월 6일 이식수술을 받은 뒤 전신 장기의 기능과 성장이 고루 발달, 잘 이뤄져 빠르게 회복, 지난 4일 건강히 퇴원했다.
이 아이의 이식수술을 담당했던 신유림 교수는 "워낙 심장 기능이 약화가 돼 뇌사자 심장이식만이 유일한 치료였으며 이식받기 전까지 잘 견뎌 주었다"며 "선천성 심장병 센터가 지금껏 정립해 온 다학제 협력 시스템을 통해 국내 최장의 기간 소아 심실보조장치를 성공적 유지함 동시에 치료를 이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아영 교수는 "두 차례의 큰 수술에 따른 다양한 위험요소가 있었으나 아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은 세심한 감염 예방과 환아의 전신 건강 유지를 위해 전 의료진이 노력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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