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만성신부전으로 투병 중인 가장에게 아내와 아들이 간과 신장을 동시에 기증, 이식수술을 받게 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센터장 이석구)는 지난 15일 간암과 만성신부전으로 투병중인 가장에게 아내는 신장 한쪽을, 아들은 간 일부를 기증하는 가족간의 간·신장 동시 생체이식수술을 했다.
주인공은 경북 안동시에 거주하는 홍남표(44)·김영조(43)·홍성국(17)氏 가족이다.
홍남표씨는 1990년 당뇨병 진단 이후 인슐린 펌프를 착용하면서 투병생활을 해왔다. 홍씨는 2005년 신장기능 저하를 통보받은 뒤 이듬해 간암 진단까지 받는 불운이 겹쳤다.
더욱이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만성신부전 증세와 간암이 악화돼 장기이식수술 外 다른 치료방법이 없다는 의료진의 최후통첩을 받게 됐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아내 김영조씨와 아들인 고3 수험생 성국군은 망설임도 없이 자신들의 신장과 간장을 기증하겠다며 조직검사를 받았다.
아들 성국군은 아버지에게 건강한 간을 기증하기 위해 180cm, 100kg이 넘던 몸무게를 무려 18kg이나 줄이는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히 간과 신장 모두 기증적합 판정이 나와 지난 15일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석구·조재원·김성주·한덕현 교수팀의 집도로 아내 김씨의 신장과 성국군의 간 65%를 떼어 내 홍씨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장·신장 동시 장기이식수술을 하게 됐다.
수술전날 홍씨는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 보탬이 되지 못하고 짐이 된 것 같다.”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그는 “빨리 건강하게 퇴원해서 가족들에게 예전과 같이 떳떳한 가장이 되겠다.”며 부인과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아내 김씨와 아들 성국군은 “남편이자 아버지에게 가족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린 둘도 없는 한 가족이잖아요” 라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이석구 장기이식센터장은 “장기이식수술을 하다보면 여러 특이사례를 보게 되지만, 이번 경우는 아주 특별한 가족 사랑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가족 모두 장기이식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곧 건강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기증자인 아내 김영조씨와 아들 홍성국군은 2주일 정도, 수혜자인 아버지 홍남표씨는 3~4주 정도 입원 후 퇴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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