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산모의 산후조리를 지원해주는 '산모 도우미 사업'이 올해 후반기부터 사실상 중단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 사업을 위해 편성해 놓은 예산이 일찌감치 바닥나 서울 일부 구청과 경기 안산시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임산부들의 신청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 당국의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에 대한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모 도우미 사업은 2006년부터 시작돼 정부와 광역·기초자치단체가 2 대 1 대 1로 예산을 분담해 시행하고 있는 출산장려정책이다.
이 사업은 소득이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의 65% 이하인 가구를 대상으로 정부가 도우미 비용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산모가 몸조리를 할 수 있도록 출산 후 2주(12일) 동안 도우미가 식사·신생아 목욕·집안 청소 등을 도와준다.
산모 본인부담금은 4만6000원으로 일반 산후조리원(150만~200만원)이나 민간 산모 도우미(50만~80만원)에 비하면 공짜나 마찬가지다.
나머지는 정부가 도우미 1인당 56만7000원을 부담해 주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저소득층 산모들의 호응이 높았다. 2006년 1만455건에 불과하던 지원건수가 지난해 4만87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복지부는 올해 산모 도우미 사업 예산으로 187억원을 편성했다. 대상자도 지난해보다 3000여명 증가한 4만3000여명으로 잡았다.
그러나 산모들의 호응은 복지부의 예상을 훌쩍 넘어섰다. 5개월도 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80%가량의 예산이 사용됐다.
복지부가 산모들의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복지부 사회서비스정책과 박인석 과장은 "수요 증가는 지난해 5~6월 예산 작업을 할 때 예상 못했던 일"이라며 "작년에는 종이 바우처(쿠폰 형식의 이용권을 지급하는 방식)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사용량을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사용된 사업비용이 올해 청구되면서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 올 예산에서 지난해 사용분으로 지급된 비용은 무려 3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올해 예산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이를 해결할 뾰족한 방법도 없다. 박 과장은 "추경을 편성하면 예산을 짜려고 했는데 추경이 불확실하고 전용할 재원도 마땅히 없다"며 "이미 예산이 떨어진 지자체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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