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곤 교수팀, 췌장암 환자 DNA 손상 복구 기전에 관여하는 '123개 유전자' 분석
특정 항암요법에 반응 좋으며 '질병 없는 생존 기간' 획기적으로 길다
류 교수 "향후 어떤 항암 화학요법 시행할지 결정에 도움 줄 바이오마커 될 것"
논문, 국제학술지 'Cancer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췌장암을 예후를 예측할 유전자 변이(논문)를 국내대학병원 연구진이 찾아냈다.
이 변이 유전자를 가진 환자는 특정 항암요법에 매우 반응이 좋아 치료 방침 결정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류지곤 교수(사진)팀은 2017~19년 췌장암 환자 103명에서 DNA 손상 복구 기전에 관여하는 123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ERCP 6이라는 유전자의 변이가 매우 의미 있음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췌장암은 진단 시 약 80~85%에서 아예 수술이 불가한 상태다.
5년 생존율은 10% 정도로 짧아 수술이 불가한 췌장암 환자의 예후 예측은 치료 방침 결정에 매우 중요하다.
현재 췌장암 진단은 종양표지자로 단백질 CA19-9 수치를 확인한다.
그러나 예후 예측은 부정확한 편이며 강력한 예후 예측 인자는 아직은 없다.
연구팀은 세침흡인검사를 통해 얻은 췌장암 조직에서 DNA를 추출해 전장엑솜시퀀싱 검사(whole exome sequencing)로 유전자 분석을 했다.
이 결과, 예후와 치료 반응성 예측 등에 유용한 유전자 변이 ‘ERCP 6’을 찾았다.
DNA 손상 복구 기전에 관여하는 이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폴피리녹스 항암요법에 좋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질병 무진행 생존 기간이 23.5개월로 나쁜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의 8.6개월보다 3배 이상 길었다.
현재 췌장암(아래 그림 이미지)의 표준 항암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네 가지 약제를 쓰는 폴피리녹스와 두 가지 약제를 쓰는 젬시타빈-아브락산 요법이 있으나 두 가지 중 어떤 것을 적용할지 뚜렷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다.
다만 DNA 손상 복구 유전자 중 하나인 BRCA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폴피리녹스 요법에 반응이 좋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BRCA 돌연변이는 전 세계 환자 중 약 5%이며 우리나라 췌장암 환자에게선 빈도가 더 낮아 임상적 유용성은 다소 떨어진다.
이 연구에서 확인한 ERCP 6 유전자 변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에서 변이 대립 유전자 빈도가 약 40%로 아주 높은 편이다.
연구팀은 혈액표본을 이용한 후속 연구에서 ERCP 6 유전자 변이가 있을 때 폴피리녹스 요법에 좋은 반응성을 보이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류 교수는 "한국인 췌장암 환자에서 특정 항암제에 반응하는 ERCP 6 유전자 변이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면서 "향후 간단한 혈액 채취로 어떤 항암 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중요한 바이오마커가 될 것"이라며 이 연구의 의미를 전했다.
이 연구 결과를 다룬 논문은 'Excision Repair Cross-Complementation Group 6 Gene Polymorphism Is Associated with the Response to FOLFIRINOX Chemotherapy in Asian Patients with Pancreatic Cancer'란 주제로 국제학술지 '암(Cancer)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 뉴스클리핑은 BKT뉴스{www.bktimes.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