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유전체 연구 통해 '정신 건강', 만성콩팥병에 미치는 영향 연구
연구팀, 정신 건강-'만성 콩팥병 위험' 상관관계 첫 규명
행복한 사람, 자신이 불행하다 여기는 이보다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 약 31% ↓'
김동기 교수 "의료진, 의학적 지표 이외에 환자 감정, 수면 시간 등 정신 건강에 주의 필요"
논문 2편, 신장 분야 최고 권위 '미국 신장학회지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콩팥(신장)은 우리 몸에서 소변을 통해 노폐물 배출, 전해질 균형을 담당한다. (논문 1, 2)
만성 콩팥병은 콩팥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만성적으로 손상된 상태다.
이런 상태로 치료 없이 지속이 되면 결국 투석이나 이식 등 신대체요법을 받게 된다.
일상적 불편함을 겪는 것은 물론, 심혈관질환이나 사망위험도 증가한다.
만성 콩팥병이 발생, 악화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흔히 '스트레스'로 불리는 정신 건강 문제도 원인 중 하나로 여겨졌으나, 지금까지 이를 입증할 학문적 근거는 부족했다.
서울대병원 김동기 교수(사진 左)팀(박세훈 전임의 右)은 대규모 유전체 연구를 통해 전반적인 행복감, 삶의 의미, 우울감, 과민함, 수면이 만성 콩팥병의 발생과 직접 연관이 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 100만여 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표본은 '만성 콩팥병 유전자 컨소시엄(CKDGen Consortium)'과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활용했다.
나이, 성별 등 환자의 기본적인 인구통계학적 정보부터 일반적인 행복감, 삶의 의미, 우울감, 과민 정도 등 정신적 건강정보도 수집했다.
연구팀은 만성 콩팥병 유전자 컨소시엄 데이터를 활용, 연구한 결과 전반적인 행복감이 높은 사람이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이 낮음을 확인했다. (그림 참조)
행복('행복', '매우 행복', '극도로 행복')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자신이 불행하다('불행', '매우 불행', '극도로 불행')고 스스로 판단한 사람보다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이 약 31% 낮았다.
삶의 의미도 관계가 있었다.
자신의 삶이 의미 있다고 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약 23% 낮게 나타났다.
반면 우울감과 과민 정도는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을 높였다.
우울감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다고 여기는 사람보다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이 무려 약 45% 높았다.
또 과민 정도가 높은(과민점수>=5)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생 위험이 16% 높게 분석됐다.
연구팀은 또 다른 논문을 통해, 같은 약 100만여 명의 유전체 데이터에서 수면과 만성 콩팥병의 관계도 밝혀냈다.
수면 시간을 세 그룹('부족(6시간 미만)', '적정(6~9)', '과다(9시간 이상)')으로 분류했을 때, 부족한 수면 시간은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을 높이 것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는 정신적 요인과 만성 콩팥병의 인과 관계를 직접 증명했다는 의의가 있다.
고혈압, 비만 등 성인병은 콩팥 기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신 건강 적 요인과 만성 콩팥병의 관계를 다루는 정밀 치료범위로는 부족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동기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정신 건강이 만성 콩팥병이라는 신체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료진은 혈압, 혈당 수치 등 기존에 알려진 의학적 지표 이외에 환자의 감정적 상태나 수면 시간 등 정신 건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두 개의 연구는 주관적 심리와 수면 시간이 만성 콩팥병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대규모로 조사했다.
이를 다룬 논문 2편은 각각 'Causal Effects of Positive Affect, Life Satisfaction, Depressive Symptoms, and Neuroticism on Kidney Function: A Mendelian Randomization Study'와 'Short or Long Sleep Duration and CKD: A Mendelian Randomization Study'란 주제로 모두 신장 분야 최고 권위의 '미국 신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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