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18주째인 안성아씨(35`가명)는 요즘 아랫배 통증이 심해 잠을 제대로 못 이룰 때가 하루이틀이 아니다. 원인은 자궁근종 때문. 이미 임신 전 검진을 통해 자궁근종이 발견됐고, 임신하면 고통스러울 수 있는 위치라는 진단까지 받았음에도 신경 쓰지 않았던 결과다.
자궁근종은 40대 전후 여성 40% 이상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근종의 위치에 따라 별 증세가 나타나지 않기도 해 치료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방치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래도 막상 자궁근종이 있다는 걸 안 상태에서 임신을 하면 불안감에 휩싸이고 심각한 상태가 아님에도 수술만이 최선의 치료책이라고 알고 있는 여성이 많다. 막연히 알고 있던 자궁근종에 대한 상식을 정확히 짚어보고, 여성건강을 지키는 노력에 긴장을 늦추지 말자.
◇자궁근종 원인은 자궁만의 문제? NO!=
자궁근종이 생기는 원인은 쉽게 말해 자궁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나 다이어트도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에 예민해 순환이 안 되는 경우 출산이나 유산 후 약해진 자궁이 냉하게 됐을 때 어혈이 오랜 기간 쌓여 만들어지기도 한다.
또한 비장과 신장의 기능이 부족할 때에도 생긴다. 소화가 잘 안되거나 무리한 다이어트를 했을 때는 비장이, 출산이나 유산을 많이 한 경우에는 신장이 약해져 인체 수분대사에 문제가 생겨 어혈이 생기는 것이다.
여성미한의원 조선화 원장은 "자근근종은 몸 전체의 순환 상태와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치료를 위해서는 건강을 두루 보살피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궁근종은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 NO!=
자궁근종이 악성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발병 원인을 찾아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의 가장 안쪽인 자궁내막에 인접해 있거나 자궁내막에 발생한 근종이 아니라면 수정란 착상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자궁 밖이나 자궁 근육에 발생하는 근종들은 발병하게 된 자궁 내 환경과 발병 원인만 개선해주면 임신이 가능하다.
여성에게 있어 자궁은 제2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만큼 극단적인 수술을 고려하기 전 철저한 관리와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임신하면 자궁근종 치료 못한다? NO!=대부분의 자궁근종은 임신 후 초기 3개월 정도에 자궁으로 분비되는 임신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평소 크기보다 2∼3cm 정도 자라게 된다. 자궁근종이 있을 경우 초기 3개월 정도 유산에 조심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
조선화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이 시기에 근종 치료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태아가 자궁 내에 잘 안착해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한다. 발병 원인과 환경을 찾아 조절하고 자궁이 정상적인 임신의 기능을 잘 수행해 가도록 돕는다는 것.
이 시기를 지나게 되면 대부분이 이후 임신기간을 무사히 마치게 되며, 출산 이후에 정상적인 자궁수축과 산후조리에 신경을 써주면 근종도 임신 전의 크기로 돌아가게 된다.
◇평소 아랫배 따뜻하게 해준다? YES!=한방에서는 자궁근종치료의 핵심을 자궁근종의 원인이 되는 골반 내의 혈액순환 장애와 어혈을 풀어주는 데 둔다.
조 원장은 "개개인의 증상과 체질에 맞게 탕약과 온열침, 한방좌약 등 맞춤치료를 병행해 근종으로 인한 불편함을 줄이고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평상시 짧은 팬츠나 치마는 피하고 반신욕이나 핫팩으로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자궁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인 마늘, 생강, 대추, 쑥, 익모초 등을 신경 써서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1: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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