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2일 발간된 소식지 ‘근거와 가치’의 특집을 통해 보건의료 분야 데이터융합의 필요성과 공익적 근거 창출을 위한 국가데이터융합센터의 추진 방안을 소개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기관별로 수많은 정보들이 수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간의 데이터융합을 통한 공익적 정보 생성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면서 지난해 신종플루 사태 시 단순 통계 수준의 정보에 기초해 보건의료정책이 수립됐고, 여러 기관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융합해 생성된 자료를 통한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미흡해 아쉬움을 남겼다고 국내 보건의료 데이터의 활용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활용해, 특정 약제의 부작용에 대한 감시체계를 국가차원에서 운용하고 있다. 호주는 의료기관 의무기록, 건강보험 청구자료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시킨 Western Australia Diabetes Linkage Project를 운용해 당뇨병환자들의 관리를 최적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오바마 정부는 의료체계 개혁을 위한 연구를 위해 8개 기구의 40만 명의 환자정보를 통합하는 DARTNet(Distributed Ambulatory Research inTherapeutics Network)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DARTNet에는 개인정보 삭제과정을 거친 환자의 의무기록, 약국이용 데이터, 보험청구자료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의 경우, 프라이버시권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공공기관이 환자의 승인 없이 연구목적으로 진료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고, 개인정보라고 하더라도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유지에 필요하거나 법원의 재판업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 등, 공익적 목적으로 일정한 요건 아래 공개와 이용이 허용되고 있다고 법적 측면에서의 고려사항을 밝혔다.
윤리적 측면에서 사생활 보호의 침해와 기밀유지의 위반과 자료의 소유권과 통제권 등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구축 필요하고, 진료정보 주체의 신원정보는 기밀유지가 필수적이므로, 정직한 중간관리자의 지속적 관리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원은 법적, 윤리적 측면을 고려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법령에서도 개인식별이 불가능한 진료정보는 연구목적 활용 가능하다.
연구자가 제출한 계획을 자료제공자와 기관의 연구윤리위원회(IRB, institutional review board)가 심의해 자료제공여부를 판단하고,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내용을 삭제함으로써 프라이버시권의 침해를 막고 연구자에게 자료를 제공해 관리한다.
개인정보의 삭제가 불가능할 경우, 즉 정보공개의 요구와 개인정보보호의 요청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정보공개로 인한 공익과 프라이버시권을 비교 형량해 정보 공개를 결정하되 자료제공 후, 연구자가 기밀유지와 사생활 보호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공공기관(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역할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연구원은 국민의 건강정보를 근거중심의 보건정책개발에 활용함으로써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 진료정보를 활용하는 주체에 대한 공공의 감시와 감독이 필요하고 연구라는 공익과 개인진료정보 보호라는 사익의 비교형량이라는 관점이 앞으로의 입법 과정에서도 반영될 수 있도록 이해당사자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특집의 집필은 박병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서울대학교 예방의학과), 김옥주 교수(서울대학교 의사학교실), 박형욱 교수(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법윤리학과), 유상호 교수(한림대학교 가정의학과), 박기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경상대학교 예방의학과)이 참여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3 11: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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