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정신질환 치료제 사용량이 지난 10년 동안 계속 늘고 있다는 연구결과 나와 현지 의약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내 조제 현황을 분석한 현지 연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5명 중 한 명이 항우울제, 항정신병약, 항불안제 등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가장 놀라운 사실은 모든 연령대에서 강력한 항정신병약의 사용이 크게 증가한데다 대개 아동기에 진단되는 장애인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치료제를 사용하는 성인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 보고서는 콘체르타와 바이밴스와 같은 ADHD 치료제를 사용하는 20~44세 성인의 수가 2001년 대비 2010년 세 배나 급증했으며 45~65 여성들도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난해 정신질환 치료제를 사용하는 미국 성인의 수는 2001년 대비 22% 증가했다.
이 보고서의 연구 결과는 약국 조제비 지원 프로그램 운영 기업인 메드코 헬스 솔루션이 내놓은 2백만 명의 미국인 성인과 아동 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처방약 조제 현황을 자료로 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팀을 이끈 데이빗 무지나 메드코 신경과학 치료 자원 센터장(Medco’s Neuroscience Therapeutic Resource Center/ 정신과 전문의)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정신질환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신질환 치료제 사용이 크게 늘었지만 아동의 항우울제 사용과 노인의 항불안제 약물 소비는 오히려 감소해 이들이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정부의 자료와 엇비슷하지만 정부 자료는 현재 상황을 반영하기까지 시간이 지체되는 까닭에 이 보고서가 더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현지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학 전문지 아카이브즈 오브 제네랄 사이카이어트리(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가 2005년 이전 자료를 분석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0%가 항우울제를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2010년 미국성인 남성의 10%만 항우울제를 사용했지만 성인 여성은 21%나 됐다.
정신질환 치료제는 미국 현지에서 가장 널리 처방되고,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이다.
IMS 헬스(IMS Health)에 따르면 2010년 미국인들은 우울증, 조울증, 정신분열증 치료를 위한 항정신병약 구매에 161억 달러, 항우울제에 116억 달러, ADHD 치료에 약 72억 달러를 소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의료 전문가들과 정책입안자들 사이에서 정신질환 치료제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여부가 오랜 고민거리다.
아동과 노인층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증거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04년 미국 식품의약국은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아동과 10대들이 자살충동을 겪을 수 있다며 최고 위험등급인 블랙 박스에 올렸고 2005년에는 치매를 겪는 노인 환자들에게는 특정 항정신병약이 사망의 위험도를 높인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식품의약국의 이런 경고 조치로 2004년 최고조에 올랐던 아동의 항우울제 사용이 지난해 2001년 수준으로 여아의 경우 약 2.5%, 남아는 2%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로 떨어졌다는 증거 자료를 내놨다.
하지만 청년층과 중년층, 여성들에게서 ADHD 치료제의 사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65세 이상 인구의 경우 2001~2010년에 이 약물의 사용이 남성과 여성 모두 약 30% 나 늘기도 했다.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한 논문은 2002~2005년 사이 비슷한 현상을 시사하며 최신의 연구 결과 이러한 증가율은 줄지 않고 있다.
메드코의 무지나 박사는 아동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은 성인들이 지속적으로 증상을 겪고 있는데다, 과거 정신과 치료경험은 없지만 증상이 있다고 의심하는 성인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성인 대상 판매허가권을 가진 제약사들의 마케팅 노력으로 이 약물들의 인지도가 올라가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밴스와 아데랄 제조사인 샤이어 PLC(Shire PLC)는 ADHD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장애라는 인식이 늘어난 것이 성인의 복용이 증가한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제프 조나스 샤이어 연구개발팀장은 마케팅과 인지도 제고 활동으로 ADHD의 실체에 대한 인식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ADHD 치료제 콘체르타의 제조사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은 논평을 거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18: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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