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슈퍼 일반 약 판매 ‘불투명’

전체회의 약사법 개정안 처리 놓고 내내 지루한 공방전

약사법개정안 국회통과가 또다시 불투명해졌다.

이번엔 일반 약 슈퍼 판매를 둘러싸고 약 품목부터 공개를 요구하는 보건복지위 의원과 먼저 법안논의를 내건 정부 간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비롯됐다.

7일 국회 본관 601호에서 열린 전체회의는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이재선) 의원들의 슈퍼판매 약 품목 공개에 복지부가 약사법개정안이 논의조차 안 된 상태에서 부담된다며 거부하면서 결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입씨름으로 끝나게 됐다.

이날 회의는 보건복지부의 업무보고와 약사법개정안의 제정 이유가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복지부는 "국민들이 거주지 주변에서 심야시간이나 공휴일에도 편리하게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약국이외 판매 약을 도입하되, 오남용 방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 범위에서 지정하려한다"며 약사법개정안의 제정 이유를 밝혔다.

본격적으로 회의에 들어간 보건복지위 의원들은 정부가 일반 약 중에서 안전하다고 여겨 슈퍼판매용으로 선정한 약 품목을 먼저 공개하는 것을 요구했다.
복지부는 안전성이 확보된 20여개다. 약사법 개정안 통과 전에라도 품목을 밝힐 수 있지만 국회에서 논의조차 안 된 상태에서 부담된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보건복지위 의원들은 슈퍼에서 판매할 약 품목을 복지부가 먼저 밝혀야 국회 논의가 진척될 수 있다며 공개에 입을 모았다.

새누리당 손숙미 의원은 "국민의 90% 이상이 안전한 약을 쉽게 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돼 국회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임채민 장관은 "약사회와 협의해 결정한 슈퍼 판매 약의 품목은 20개 정도다. 국회가 식약청에서 안전성이 확보된 약이다. 먼저 법안부터 심의한다면 약사법개정안 통과 전에라도 공개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부담이 된다"며 거부의사를 나타냈다.

손 의원은 일반 약 중 슈퍼 판매 약으로 검토되는 20개 품목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 안전성에 자신이 없어서냐(?)"며 "공개할 의향은 있는가(?)"를 따져 물었다.

같은 입장에 선 신상진 의원은 "국민 편의성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슈퍼가 약을 팔도록 할 것이 아니라 동네약국을 밤새 영업을 하게 해 24시간 살 수 있도록 하게 하는 방법이 더 낫지 않겠느냐(?). 안전성이 확보된 약이 얼마나 있는 것이냐(?). 어떤 약인지 알아야 국회 논의가 활기를 띨 수 있다"면서 "정부에서 먼저 밝혀야 법안 심사에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들도 안전성 확보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며 슈퍼 약 공개에 의견이 모아졌다.

이낙연 의원은 "정부가 슈퍼 판매 길을 터주면 안전성 확보 방안을 내놓고 전문가로부터 의견 받으면 된다"며 "정부가 마련한 오남용 방지 교육 등 내용을 상세하게 공개하고 전문가 검증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희 의원은 "복지부가 약사회와 합의한 슈퍼 판매 약 품목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라. 이후 국민 검증 받으면 우리가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목청을 높였다.

전현희 의원은 "안전성과 편의성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지만 복지부로서는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부분이 안전성"이라며 "이를 철저히 마련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임 장관은 "안전성과 편의성을 조화시키기 위해 약사회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면서 "국회의 논의만 본격적으로 해 주면 약사회와 협의된 내용 등을 공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